직원 대비 임원 숫자 비율(임원 비율)도 올해 0.8%로, 지난 2011년(0.95%), 2015년(0.94%) 때보다 더 낮아졌다. 즉, 100대 기업 직원이 임원까지 오를 가능성은 1%도 채 되지 않는 다는 얘기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8년 국내 100대 기업 임원 숫자는 6843명이고, 직원은 85만 2136명이었다. 직원 124.7명당 임원은 한 명꼴로 활약하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 2011년에는 직원 69만6284명 중 임원은 6619명으로 집계돼 임원 1명당 직원 수는 105.2명으로 나타났다. 이어 2015년에는 직원 73만9635명에 임원 6928명으로 나타났다. 당시 직원과 임원 비율은 106.8대1로 기록된다.
조사 대상 100대 기업 중 임원 비율이 가장 높은 회사는 최근 지주회사로 전환된 ‘(주)효성’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 회사의 반기보고서 상 전체 직원 숫자는 601명인데 임원은 40명이나 됐다. 임원 1명이 평균 관리하는 직원 숫자는 15명에 불과했다. 임원 비율도 6.7%로 100대 기업 평균 0.8%보다 8배 이상 높았다.
(주)효성 다음으로 ‘현대종합상사’, ‘SK가스’도 상대적으로 임원 한 명이 관리하는 직원 숫자가 적었다. 현대종합상사는 직원 259명에 임원은 15명이었다. 직원 17.3명 당 임원 한 명꼴이었다. 비율로 보면 5.8%이다.
반면 직원 대비 임원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기업으로는 ‘한국전력공사(한전)’가 가장 먼저 꼽혔다. 반기보고서에 명시된 한전의 직원 수는 2만2258명인데 등기 및 미등기 임원(상근 기준) 숫자는 11명에 불과했다. 산술적으로 직원 2024명 중에서 임원 1명이 나온다는 얘기다. 임원 비율도 0.05%로 매우 낮았다.
한전에서 미등기임원이 된다는 것은 직원 2000명 정도하는 기업체의 CEO급과 맞먹는다는 얘기다. 한전 다음으로 기업은행(714.4명), 이마트(623.8명), 우리은행(584.3명) 등도 임원 1명이 관리하는 직원 숫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원 한 명당 관리하는 직원 수는 업종에 따라서도 확연히 달랐다. 증권업은 직원 54.7명 당 1명꼴로 임원으로 승진할 수 있는 장벽이 타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외에도 무역(57.4명), 석유화학(72.5명), 건설(89명), 보험(98.2명) 등에서도 직원 100명 이하에서 임원 한 명이 탄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달리 은행업은 직원 638.8명당 1명꼴로 기업의 꽃인 임원 자리에 오를 수 있는 확률이 다른 업종에 비해 현저히 떨어졌다.
또한, 유통업도 임원 1명이 직원 322.1명이나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직원 늘고 임원 감소 추세
100대 기업 중 임원 및 직원 숫자가 가장 많은 회사는 삼성전자였다. 올 상반기 기준 삼성전자 임원 숫자는 1040명이고 직원은 10만 1953명으로 파악됐다. 임원 한 명당 직원 숫자는 97.4명이었다.
올해 100대 기업 평균 124.7명 보다는 26.7명 더 적었다. 전체 직원 대비 임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1% 수준이었다. 직원 100명당 임원은 1명 정도 활약하고 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의 지난 2011년 임원 1명당 직원 숫자는 104명이었다. 최근 5년간 임원 1명당 직원 숫자는 2014년(80.7명)→2015년(83.3명)→2016년(89.8명)→2017년(94명)→2018년(97.4명) 순으로 점점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5년간 삼성전자의 임원 수는 점점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2014년(1218명)→2015년(1191명)→2016년(1063명)→2017년(1048명)→2018년(1047명) 순으로 임원 수가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이와 달리 직원 수는 2016년(9만5420명)→2017년(9만8541명)→2018년(10만 1953명)으로 점점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조직의 효율성 차원에서 직원 대비 임원 숫자를 줄여나가는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오일선 소장은 “최근 경영 실적이 좋지 않은 자동차, 조선, 기계 분야 등 실적이 좋지 않는 업종을 중심으로 직원 대비 임원 숫자를 예전보다 다소 줄이려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직원 수 대비 임원 숫자를 어느 정도로 정할지는 CEO가 경영 효율성 및 조직 운용 차원에서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기업 경쟁력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 접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 대상 기업은 상장사 매출 기준 100대 기업이며, 반기보고서를 기준으로 했다. 반기보고서에 명시된 사외이사(비상근 임원)를 제외한 등기 및 미등기 임원과 전체 직원 숫자 현황을 파악해 분석이 이뤄졌다.
길소연 기자 k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