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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자영업자 절반은 ‘월급쟁이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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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자영업자 절반은 ‘월급쟁이 출신’

월급쟁이 출신 자영업자가 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월급쟁이 출신 자영업자가 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이정선 기자] 월급쟁이 출신 자영업자가 늘어나고 있다. 그나마 장사를 할 준비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자영업에 뛰어들고 있다.

그 이유는 뻔하다. 이른바 ‘처성자옥(妻城子獄)’이기 때문이다. 직장을 그만두더라도 처자식은 계속 먹여 살려야 하는 것이다.
통계청이 7일 발표한 ‘2018년 8월 비임금 근로 및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1년 이내 사업을 시작한 자영업자 가운데 56.9%가 사업 시작 직전에는 임금 근로자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21.3%는 ‘직전 일자리’가 자영업자 등 비임금근로자였고 21.8%는 일자리 경험이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직전 일자리’가 임금 근로자인 비율은 2016년 54.4%→ 2017년 54.9%→ 올해 56.9% 등으로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조선업·자동차 등의 대규모 구조조정 여파로 직장을 잃거나 고용이 불안해진 근로자들이 자영업으로 몰리고 있다는 해석이 나올 수 있다.

이들 신규 자영업자 가운데 87.3%는 사업 준비 기간이 ‘1년 미만’이었다. 1년 이상 사업을 준비한 비율은 12.7%에 불과했다. 특히 준비 기간 1∼3개월 미만의 초단기 창업이 49.8%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자금 규모는 5천만 원 미만이 70.5%로 대부분이었다. 그 사업자금 가운데 본인 또는 가족이 마련한 돈이 64.0%로 가장 많았다. 26.3%는 은행·보험회사·상호신용금고 등에서 돈을 빌려 사업을 시작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사업 시작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점으로 25.9%가 사업자금 조달을 꼽고 있었다.
사업을 시작하게 된 동기는 ‘자신만의 사업을 직접 경영하고 싶어서’가 70.7%로 가장 많았지만, ‘임금 근로자로 취업하기 어려워서'(15.8%), '사업을 통한 사회봉사 등 기타'(13.5%)도 있었다.

이처럼 별다른 준비도 없이 시작한 자영업을 오래 버티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몇 푼 되지 않는 퇴직금으로 자영업을 시작했다가 그마저 날리고 손을 털고들 있다. ‘자영업을 하면 10명 가운데 9명이 망한다’는 얘기가 공연한 게 아니었던 셈이다.


이정선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