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굿모닝 베트남] 삼성 2중대, 그들만의 세상이 걱정된다

공유
0

[굿모닝 베트남] 삼성 2중대, 그들만의 세상이 걱정된다

삼성출근 남편 둔 주부 위계질서 형성

베트남에서 삼성의 비중과 역할은 막강하다. 그만큼 사회적 책임이 뒤따른다.이미지 확대보기
베트남에서 삼성의 비중과 역할은 막강하다. 그만큼 사회적 책임이 뒤따른다.
[글로벌이코노믹=응웬 티 홍 행 베트남 통신원] 베트남에는 여러가지 의미로 '삼성'이라는 이름을 언급하기가 조심스럽다. 워낙 베트남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막대하다보니 좋든 싫든 간에 말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하노이에는 삼성의 협력업체들이 많아 소위 뒷담화를 술자리 농담으로도 말하기 어렵다. 그러다 보니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상황들도 펼쳐진다.
주로 '삼성 2중대'에 의해서다. 이들은 대부분 삼성에 다니는 남편을 둔 주부들로 구성된다. 그들만의 세상에서 엄격한 위계질서가 형성된다. 여자들의 위계질서가 남자 못지않다는 이야기는 종종 듣곤 했지만 '삼성' 안주인들의 그것과는 비교가 안 된다.

실제 하노이에서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출장 네일아트를 해주는 A씨는 주재원들이 많이 사는 '경남아파트'로 와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A씨가 요청받은 집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이상한 분위기를 느꼈다. 나이가 좀 많은 여성이 소파 가운데 앉아있고 그 주변으로 젊은 여성이 무릎을 꿇고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었다고 한다. 알고 보니 나이 든 여성은 남편이 삼성전자에 다니는 부장의 사모(師母)였고, 젊은 여성은 그 아래 실무자를 남편으로 둔 주부였다.

A씨는 "삼성에 다니면 그 식구들까지 프라이드가 높아진다는 이야기를 듣긴 했지만, 농담인줄만 알았지 실제로 경험할 줄은 몰랐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러다 보니 경남아파트에서는 진풍경도 목격된다. 출근시간이 되면 1층 로비에 직급별로 나와서 가장 직급이 높은 상사를 맞이해 함께 회사로 가는 광경을 종종 보게 된다. 물론 와이프들도 함께다.

사실인지 모르지만 현지 교민들 사이에서는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이야기다. 기합이 군대 못지않다.

또 삼성의 벤더 업체에 다니면서 스스로 자신들을 삼성급으로 여기는 사람들을 자주 목격한다. 베트남 현지사람들에게도 마치 삼성이 계급인 것처럼 이야기하고 다닌다. 물론 좋은 일보다는 무례한 일들이 벌어질 때 삼성이라는 이름을 앞에 내세운다.
삼성은 한국의 기업을 넘어서 이제는 전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글로벌 기업이다. 그런 만큼 삼성의 이름에 대해 높은 자긍심을 가지는 것도 이해가 된다.

하지만 자칫 삼성 열성팬(?)들의 삐뚫어진 팬심이 오히려 삼성이라는 이름을 무소불위의 권력처럼 변질시킬까 우려된다.


응웬 티 홍 행 베트남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