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몰디브 새 정부, 중국과의 FTA 철회 …거대한 '무역 불균형'과 '편파적 협정' 비판

공유
1

몰디브 새 정부, 중국과의 FTA 철회 …거대한 '무역 불균형'과 '편파적 협정' 비판

신임 대통령 "중국 지도자에 대한 채무 안아 재정난에 빠졌다" 호소

몰디브의 새 연립 정부가 중국과 합의한 FTA를 철회할 방침을 밝혔다. 사진은 9월 선거에서 승리한 솔리 신임 대통령. 자료=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몰디브의 새 연립 정부가 중국과 합의한 FTA를 철회할 방침을 밝혔다. 사진은 9월 선거에서 승리한 솔리 신임 대통령. 자료=로이터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인도양 중북부 공화국 몰디브가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철회할 방침을 밝혔다.

몰디브는 지난해 12월 압둘라 야민 전 대통령 정권하에서 야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중국과의 FTA를 체결했는데, 불과 1년을 넘기지 못하고 협정을 파기할 태세다. 만약 몰디브의 뜻대로 FTA가 무력화된다면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새 연립 정부를 이끄는 집권당 몰디브인민주당(MDP)의 모하메드 나시도 당수는 19일(현지 시간) "새롭게 출범하는 이브라힘 모하메드 솔리 정부는 중국과 합의한 자유무역협정을 무력화하기로 결정했으며, 나아가 협정을 파기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을 역임하기도 한 나시도 당수는 지난 9월 선거에서 승리해 이달 17일 취임한 솔리 대통령의 참모 역을 맡고 있다. 나시도 당수는 "중국과 몰디브의 무역 불균형은 거대하고, 양국 간의 FTA에서 어떠한 이익도 예상할 수 없다"고 지적하며, "중국은 우리나라에서 아무것도 사려하지 않고 편파적인 협정을 맺었다"고 비판했다.

또한 나시도 당수는 "(전 정권하에서) 국회는 중국과의 FTA를 비준하긴 했지만, FTA를 발효하는 데 필요한 법 개정이 여전히 남아 있으며, 의회는 이를 통과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솔리 신임 대통령 또한 17일 취임식에서 "몰디브는 중국 지도자에 대한 채무를 안아 재정난에 빠졌다"고 호소하며, 이미 FTA 철회의 뜻을 밝힌 상태다.

몰디브에서는, 중국의 현대판 실크로드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를 통한 인프라 투자에 의해 몰디브는 거액의 채무를 지게 됐으며, FTA는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는 비판이 확대되고 있다. 실제 몰디브의 통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몰디브는 중국에서 육류, 농산물, 생화, 전자 제품 등 3억4200만달러(약 3872억원) 어치를 수입했지만, 같은 기간 대 중국 수출은 겨우 26만5270달러(약 3억원)에 불과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