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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GM, EV 경쟁 체력 강화 나서…뒤늦은 구조 조정에 '저항' 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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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GM, EV 경쟁 체력 강화 나서…뒤늦은 구조 조정에 '저항' 거세

GM, 공장 폐쇄·직원 해고 발표에 트럼프 '발끈'
GM 결정에 대한 부작용 즉시 드러나

제너럴모터스(GM) 메리 바라 CEO는 사업 전략을 위한 체력 강화에 나섰다. 하지만 다양한 이유로 GM의 이번 전략은 실패작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자료=GM 이미지 확대보기
제너럴모터스(GM) 메리 바라 CEO는 사업 전략을 위한 체력 강화에 나섰다. 하지만 다양한 이유로 "GM의 이번 전략은 실패작"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자료=GM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메리 바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드디어 사업 전략을 위한 체력 강화에 나섰다. 하지만 다소 늦은 감이 있는 출발과 무리한 구조 조정 등으로 곳곳에서 저항이 거세게 일고 있다. 심지어 정치적인 리스크까지 내포하고 있다는 이유로 "GM의 이번 전략은 실패작"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GM은 26일(현지 시간) 일부 차종의 생산 중단과 감원을 통해 연간 비용 45억 달러와 설비 투자비 약 15억 달러 등 총 60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시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리고 절감 비용과 구조 조정을 통한 감축을 2020년까지 전기자동차(EV)와 자율주행 차량에 투입하는 인력을 확충하고 자원을 두 배로 늘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줄곧 미래형 차량의 개발 경쟁에 앞서기 위해 손을 써 왔던 바라 CEO로서는 이번 전략을 결정타로 경쟁사를 완전히 제치겠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 실제 GM은 내년에 미국 내 적어도 한 개의 도시에서 완전 자율주행 자동차 '로보택시'의 상용화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알파벳 산하의 웨이모를 제외한 모든 경쟁 업체 중 가장 앞선 것이다.

하지만 판매량이 줄어든 차종의 생산 중단과 간부직에 대한 직위의 감소는 이미 시기가 늦었다는 평가다. 부진 차종에 대한 포드 자동차의 움직임은 GM보다 훨씬 빨랐다. 실제 GM은 지난 4월 미국 시장에서 세단의 판매를 축소시켜 리스크를 줄였는데, 이번에 생산 중단을 발표한 GM의 '시보레 임팔라'의 판매량은 이미 그 무렵부터 급감하고 있었다. 그 대응에 6개월을 허비한 것은 GM 경영진의 판단 오류라 할 수 있다.

또한 비록 60억 달러에 달하는 비용 절감을 통해 GM은 다가올 자동차 시장의 난국을 극복하고, EV와 자율주행 자동차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힘을 축적할 수 있지만, 급속하게 실시하는 구조 조정은 오히려 부작용을 안겨줄 수도 있다. 이 외에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관세 전쟁을 통해 GM의 비용은 올해 10억 달러가 늘어날 전망이기 때문에, 비용 절감의 출혈은 더 크게 나타나며, GM이 미국 시장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경쟁사보다 한 단계 빠른 EV 전략을 추진하고 있지만, 너무 빠른 EV로의 대응은 SUV 수익을 줄여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최근 자동차 시장의 동향을 살펴보면, 전 세계적으로 판매량은 감속 또는 감소하고 있으며, 특히 미국에서는 픽업트럭과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량)를 선호하는 경향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 물론 미래에는 EV가 자동차 시장을 지배할 것이라는 데는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하지만, 그 시기가 10년 이후가 될지 20년을 넘게 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 따라서 이익률이 좋고 대차 대조표가 건전한 SUV의 수익을 포기한 GM의 결정은 너무 빨랐다고 할 수 있다.

◆ GM, 공장 폐쇄·직원 해고 발표에 트럼프 '발끈'


특히 이번 개편은 정치적인 리스크마저 내포하고 있어 GM을 더욱 옥죄일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는 지난 11월 26일 바라 CEO가 중국에서 생산을 멈추고 오하이오에 새로운 공장을 개설하도록 요구했다. 오히려 GM은 구조 조정을 통해 산업 노동자 약 7000명을 정리해고시킬 계획을 발표했다. 결국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7일(현지 시간) 전날 GM이 북미 지역의 공장을 폐쇄하고 미국인 직원 수천 명을 정리해고 한다고 발표한 데 대해, 트위터에 분노의 감정을 고스란히 내비쳤다. 심지어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전기자동차(EV) 보조금 폐지를 검토할 가능성이 있음을 내비쳤다.

백악관 샌더스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지 나는 모르겠다"면서도 "대통령은 이러한 선택사항이 어떤 것이 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지역 5곳의 공장을 폐쇄하기로 한 GM의 계획에 거듭 분노를 표시했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이러한 트럼프의 의도는 미 국회의사당에서 즉각 회의 주제로 거론됐다.

래리 커들로 미국 국가경제회의(NEC) 위원장 또한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직전 브리핑에서 "GM은 미국보다 중국에서 EV를 생산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매우 유감이다. 우리는 EV 등에 관한 보조금과 그 적용의 시비를 재검토할 생각이다. 최종적으로 어떻게 결정될지는 말할 수 없지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직접 자신이 언급한 보조금 정책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쉐보레 볼트를 함한 전체 EV를 구입하는 소비자에 대한 7500달러(약 848만원)의 연방 세금 공제 혜택이 폐지될 가능성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이전 EV 규정에서도 업체들이 20만대의 EV를 판매할 경우 혜택은 단계적으로 감액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트럼프의 분노를 통해 의회가 해당 규정을 더욱 옥죄일 가능성은 충분하다. 실제 테슬라는 이미 이 기준에 도달했으며, 이후 GM이 타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현재 양사 모두 공제액의 유지를 목표로 적극적인 로비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데, 만약 GM의 무리한 계획이 착수되면 이마저도 불가능해질 것은 자명하며, 사태는 점점 어색한 상황을 연출할 것으로 보인다.

◆ GM의 결정에 대한 부작용 즉시 드러나


GM은 11월 26일(현지 시간) 2019년 말까지 월급제 직원과 공장 노동자 1만4000여명을 줄이고 미 국내외 공장 7곳을 폐쇄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이러한 구조 조정은 전기자동차(EV)와 자율주행 자동차 분야에 경영 자원을 집중하기 위한 것이 이유라고 밝혔다. 그리고 이러한 GM의 결정에 대한 부작용은 즉시 드러났다.

1953년부터 65년간 캐나다에서 조업하고 있던 GM 공장의 생산 중단 계획이 공표된 직후 자동차 노동자를 대표하는 캐나다 최대의 자동차 노동조합 '유니포(Unifor)'는 반격을 선언했다. 유니포는 11월 25일 밤에 서면으로 2019년 12월 이후 오샤와 공장에 생산 할당은 없다는 통보를 받았으며, 이에 대해 유니포는 "이번 발표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항변한 뒤, "2016년 맺은 단체 협약의 정신을 지키도록 즉시 GM에 호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GM의 발표 1시간 만에 캐나다에서 가장 큰 자동차 생산 시설 중 하나인 오샤와(Oshawa) 공장 노동자들은 비 내리는 거리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노조 유니포의 로고가 새겨진 빨간 깃발과 판초우의를 입은 그들은 교대 시작과 동시에 도구를 내려 놓았고, 추위를 무릅쓰고 트럭 출입구를 봉쇄하기 시작했다. 조립 라인은 하루 종일 중단됐다.

유니포 제리 디아스(Jerry Dias) 대표는 "근로자들은 적어도 2020년까지 캐나다 공장을 폐쇄하지 않는 것으로 계약을 맺었다"고 항변하며, "GM은 말도 안 되는 조치를 취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GM 경영진과 만난 후 근로자들을 향해 "그 배는 이미 도크를 떠났다"며, "그들은 우리와 싸우지 않고는 결코 공장을 닫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위에 동참한 공장 도장 검사관 에바 맥킨(Eva McKeen)은 "우리는 결코 선을 넘고 싶은 것이 아니다. 그저 GM이 우리와 함께 일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7년간 공장에서 일했던 재키(Jackie)라는 이름의 여직원은 "최근 새 트럭을 샀는데, GM을 떠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다. 집을 팔고 이사를 해야할 가능성도 높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메리 바라 CEO에게 생산 공장을 폐막한 것에 대해 깊은 실망감을 표했다. 의회에서 총리는 이 움직임이 "전체 공동체와 공급자 네트워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뤼도 대변인은 토론토 동부의 공장과 노동자들은 수 세대 동안 지역 사회의 "마음과 영혼의 일부"였다며, 실업 수당을 받는 GM 근로자들과 가족들에 대해 "다시 힘을 얻도록 조치를 모색 중"이라고 정부의 지원을 전했다.

2019년 새해에 GM은 '노사 교섭'을 최대 과제로 안게 된 셈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수익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바라 CEO는 이번 구조 조정에 따라 GM 내의 다른 부문에서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이미 시기가 늦은 관계로 역효과는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서 GM은 더 빨리 움직였어야 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