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는 높은 주파수 대역을 이용한 무선통신 기술로 30GHz 이상의 밀리미터파 스펙트럼을 사용할 예정이기 때문에, 전파의 직진성이 극초단파보다 높아지게 된다. 따라서 전파가 기지국이나 건물의 그림자까지 도착이 어려운 단점이 있다. 그런데 독일에 거점을 두고 유럽과 북미에서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T-모바일이 세계 최초로 전파 특성과 직진성이 우수한 주파수 대역을 혼합해 5G 데이터 통화 및 영상통화에 성공함으로써 5G 실현을 한 단계 앞당기는 계기를 마련했다.
T-모바일은 스웨덴의 통신 장비 업체 에릭슨(Ericsson)과 미국의 반도체 메이커 인텔(Intel) 등과 함께 5G 통신 실현을 목적으로 팀을 운영하고 있으며, 2017년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실시한 600MHz 대역 경매를 통해 과거 방송국이 사용하던 무선 주파수 대역을 획득했다. 저주파인 600MHz 대역은 장거리를 커버하고 실내 수신 가능 범위를 개선하는 데 효과적인 대역으로, T-모바일의 목표 실현에는 필수적인 주파수 대역이라 할 수 있다.
T-모바일은 그동안 600MHz 대역을 4G 통신에 이용하면서 28GHz 대역과 39GHz 대역을 혼합해 운영하는 방안을 연구해 왔다. 그 결과 T-모바일은 단일 기지국에서 1000평방마일(약 2600㎢)을 커버하는 5G 신호를 발신해 600MHz 대역과 28GHz 및 39GHz 대역 3가지 대역을 이용한 5G 영상통화에 성공했다.
저주파 대역에서 전파 특성이 우수한 600MHz 대역과 직진 특성이 뛰어난 28GHz 및 39GHz 대역을 조합하는 것으로 광범위한 유저에게 5G 통신을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번 실험의 성공으로 T-모바일은 이전부터 주창해온 "누구든지 5G를 이용할 수 있게 되어야 한다"는 약속을 실천한 셈이다.
존 레저(John Legere) T-모바일 CEO는 "일부 지역에 사는 몇몇 사람들이 5G 통신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을 목표로 내건 통신 사업자와 달리, 우리는 누구라도 어디서나 5G 통신을 이용할 수 있는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이번 성과는 T-모바일이 5G 통신망 구축에 한 걸음 전진했음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