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의미에서 양사의 행보는 다른 철강기업들이 주목해야 할 중요한 이슈인 동시에 포스코와 현대제철, 그리고 이곳을 맡은 수장들은 한국 철강산업 역사의 전환점이 될 시험대에 최초로 오른 인물로 기록될 전망이다. 2019년 신경영 체제로의 전환이 사업 성공 여부보다 더 중요한 의미를 갖는 이유다.
‘최정우호’가 올해부터 속도를 더할 사업은 미래 신성장 사업인 이차전지소재 분야다. 그 핵심에 있는 것이 리튬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투자에 몰입하고 있다. 포스코는 철강기업 주도로 직접적인 투자에 나선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통상 광산업체나 이차전지, 비철 등과 관련된 기업이 투자의 중심이다.
사업의 골격도 원료에서부터 제품 생산, 판매에 아우르는 일관 체제 구축에 힘을 썼다. 이는 본업인 철강분야에서 최상위 공정인 고로로부터 최종 제품 생산, 고객사에 이르는 서플라이체인(supply chain)을 견고하게 짠 것과 같은 맥락이다.
작년 초 호주 광산기업인 필바라 미네랄(Pilbara Minerals)과 손을 잡고 연간 최대 24만 톤의 리튬 정광을 구매하는 장기계약을 맺었다. POSCO-Australia는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이 계약을 통해 수산화리튬, 탄산리튬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8월에는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Hombre Muerto) 호수 북측에 염호 광권을 확보했다. 20년간 매년 2만5000톤의 리튬을 생산할 수 있다. 이어 9월에는 칠레에 향후 10년 동안 657억5000만 달러(한화 73조3200억 원)에 이르는 대규모 신규투자를 진행하기로 했다. 리튬분야 2개 프로젝트와 동광산 3개, 금광산 1개 등 총 44개 프로젝트가 추진된다.
포스코켐텍과 포스코ESM은 이 같은 투자로 생산된 리튬을 소재로 음극재와 양극재를 각각 생산한다. 두 회사는 작년 12월 합병이 결정됐다. 앞서 삼성SDI와는 컨소시엄을 구성, 칠레 현지에서 양극재 생산을 위한 투자를 진행한다.
포스코에 붙여진 닉네임 중 하나인 ‘기술의 포스코’는 이곳에서도 사업 뼈대를 이룬다. 2010년부터 독자개발에 나선 리튬직접추출 기술인 'PosLX'가 대표적이다. 3개월 이내에 리튬을 생산할 수 있다. 기존 12개월이 소요된 것에 비하면 획기적으로 생산기간이 줄어든다. 기후의 영향을 적게 받고, 리튬 회수율도 이전 50% 미만에서 80%로 올라간다.
최정우 회장이 지난해 발표한 5년간 45조 투자, 2만명 고용은 이 같은 신성장 동력 마련을 위한 투자가 기반이 될 전망이다.
김종혁 기자 jh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