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행정관이 국방부 근처 카페에서 김 총장을 만난 것을 두고 말들이 많다. 처음에는 어떻게 행정관이 참모총장을 불러낼 수 있느냐는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그러자 육군은 그게 아니고 참모총장이 행정관을 먼저 만나자고 했다고 발표했다. 누가 만나자고 했든 잘못된 만남은 분명하다. 군에서도 그런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한다.
어제도 뉴스를 검색하는 데 장군 성추행 기사가 들어왔다. 이 역시 황당했다. 국방부는 11일 대북 정보부대인 777부대의 A사령관을 성추행 등 혐의로 보직해임했다고 밝혔다. 육군 소장인 A사령관이 보직해임된 777부대는 대북 감청 등 신호정보 수집 임무를 수행하는 중요부서이다. 777부대는 국방부 직할부대로, 합참정보본부 통제를 받는다.
국방부는 A사령관 보직해임 이유에 대해 “부하 직원에 대한 강제 추행과 직권 남용 등 혐의”라며 “(피해자와 가해자) 양측의 진술이 상이해 아직 다툼의 여지가 있지만, 현 상황에서 정상적인 부대 지휘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보직해임 조치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다른 정보부대 B 육군 소장도 지난해 10월 1일 국군의 날에 부하 여성 장교를 민간 식당으로 불러내 음주를 한 후 강제로 성추행했다가 구속됐다.
군 정보당국에서 이처럼 장군들의 ‘성추행’ 사건이 잇따라 발생한 것도 특이하다. 합참정보본부를 비롯한 군의 대북 군사정보 기관들이 생산하는 북한군 전술·전략 정보에 대한 신뢰도가 의심받고 있는 상황에서 ‘성추문’까지 불거지고 있다고 하겠다. 정보부대는 무엇보다 엄격해야 한다. 그런데 최고 사령관들이 사고를 치니 할 말이 없게 됐다.
군의 기강해이는 사기 저하로 이어진다. 이런 사건이 터질 때마다 긴급회의를 소집하면서 부산을 떨지만 그때 뿐이다. 군이 정말 반성해야 한다. 군은 사기로 먹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장군들은 부하 장교나 사병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한다. 자신들이 사고를 치면 어떻게 하란 말인가. 군의 각성을 촉구한다.
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