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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공세에 토종 카페 폐업 속출…주변 카페상권 초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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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공세에 토종 카페 폐업 속출…주변 카페상권 초토화

예술의 전당 근처에 자리한 카페 '고종의 아침'이 문을 닫았다. 사진=김형수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예술의 전당 근처에 자리한 카페 '고종의 아침'이 문을 닫았다. 사진=김형수 기자
[글로벌이코노믹 김형수 기자] 토종 카페들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주요 상권을 장악하며 한국 커피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스타벅스에 밀려나고 있는 것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인근에 자리한 핸드드립카페 ‘고종의 아침’은 문을 닫았다. 영업 종료와 함께 가게에는 임대문의를 받는다는 안내문이 내걸렸다. ‘고종의 아침’ 반경 1㎞ 안에는 스타벅스 점포 6개가 있다.
예술의 전당과 ‘고종의 아침’ 사이에 있는 사거리에 두 개, 남부터미널에서 ‘고종의 아침’이 있는 골목길로 들어가는 입구에도 한 곳이 있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장소에서 ‘고종의 아침’으로 이어지는 길목마다 스타벅스 매장이 있는 셈이다. ‘고종의 아침’ 한 곳만 겪는 일이 아니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주변에 스타벅스가 생긴 뒤 경영난을 호소하는 카페 주인들이 많다”고 전했다.

스타벅스는 강남, 여의도, 광화문 등 목 좋은 오피스 상권을 중심으로 1200여개의 매장을 내며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스타벅스가 지난해 4월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스타벅스의 지난해 매출은 약 1조2635억원으로 전년(약 1조28억원)보다 약 2600억원(25.99%)이 껑충 뛰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91억4243만원(34.18%)가 치솟았다.

한국 커피 시장에서 스타벅스가 떨치는 위세에 소상공인연합회는 국회의 문을 두드렸다. 스타벅스 입점을 제한하는 법을 제정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스타벅스가 커피찌꺼기를 퇴비용으로 소상공인들에게 제공하겠다는 상생안을 내놨지만 반응은 좋지 않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스타벅스 점포가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는 상황에서 소상공인들을 보호할 대책이 필요하다”며 “스타벅스 매장이 들어서면 임대료가 올라 경영이 더 어려워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커피찌꺼기 비료 제공 건은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스타벅스가 상생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인지 제시했다”며 “쓸 데도 없고 받을 생각도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김형수 기자 hyu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