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은행 대출금리 낮아져...0.27% 포인트

[글로벌이코노믹 한현주 기자] 오는 7월부터 은행 대출금리가 소폭 낮아질 예정이다. 금융당국이 은행 대출금리 산정에 쓰이는 기준금리인 코픽스(COFIX) 산정 방식을 개선하면서 기존 코픽스 금리보다 0.27%포인트 정도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은 대출 관련 중요정보를 대출자에게 알리도록 하고, 금리인하요구권이 실질적으로 작동하게 하는 등 은행권의 대출금리 산정체계 전반에 대한 개선 방안을 내놨다.

금융위원회는 22일 '합리적이고 투명한 은행권 대출금리 산정을 위한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금융위는 지난해 7월부터 금융감독원, 은행연합회, 금융연구원 등과 함께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대출금리 산정과 운영에 대한 개선방안을 검토했다. 지난해 금감원 검사 결과 은행권 전반에서 대출금리를 부당하게 산정해서 부과하는 문제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날 금융당국은 새로운 잔액기준 코픽스를 도입하는 방안을 내놨다. 은행의 대출금리는 코픽스를 포함한 대출기준금리에 가산금리가 더해져 산정된다. 대출기준금리는 개별은행이 정하는 게 아니라 시장 전체의 자금조달 비용이 반영돼 결정된다. 가산금리는 개별은행이 대출 관련 업무원가, 목표이익률, 우대금리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금융당국은 대출기준금리로 쓰이던 기존의 코픽스가 시장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코픽스는 8개 은행이 시장에서 조달하는 8개 대상상품 자금의 평균비용을 가중평균해 발표한다. 여기에서 결제성자금과 기타예수·차입부채는 제외됐다. 하지만 결제성자금과 기타예수·차입부채가 전체 대출 재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3%에 달해 코픽스 산정에서 제외하면 안 된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7월부터는 결제성자금과 기타예수·차입부채를 포함해 산정한 새로운 코픽스를 대출금리에 적용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기존보다 코픽스가 0.27%포인트 정도 낮아져 대출금리도 떨어지는 효과가 있다. 새로운 코픽스는 올 7월 신규 대출자부터 적용된다. 기존 코픽스로 대출을 받은 경우에는 대출일로부터 3년이 지나면 중도상환수수료 없이 새로운 코픽스로 전환할 수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출 중도상환시 이자손실 리스크가 크지 않은 변동금리대출의 중도상환 수수료를 인하할 계획"이라며 "이렇게 되면 대출계약 3년 이전이라도 좀 더 쉽게 새로운 코픽스로 대출 전환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했다.

깜깜이였던 대출금리 산정 체계에 대한 소비자 정보 제공도 강화됐다. 그동안은 소비자 입장에서 대출금리 산정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알기가 힘들었다. 앞으로는 은행이 대출금리 산정내역서를 작성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게 의무화됐다.
소득, 담보 등의 기초 정보가 제대로 반영됐는지 바로 확인할 수 있게 되고, 지점장 전결금리도 별도로 확인할 수 있어 논란의 소지를 줄였다.
또 2002년 도입 이후 유명무실하게 운영된 금리인하요구권도 개선됐다. 금리인하요구 처리 결과와 구체적인 사유를 반드시 통보하도록 했고, 금리인하 요건에 해당되면 그만큼 가산금리도 인하하도록 모범규준에 명시하기로 했다.

은행이 부당하게 대출금리를 산정하다 적발될 경우 행정제재를 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됐다. 지금은 은행법령상 불공정 영업행위에 대출금리 부당산정은 포함돼 있지 않다. 금융위는 고객이 제공한 정보를 고의로 반영하지 않는 경우 불공정 영업행위에 포함시키는 등 은행법 시행령을 우선 개정하고, 향후 국회에 발의돼 있는 은행법 개정안 논의에도 적극 참여하기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출금리 관련 중요정보를 제공해 소비자의 알 권리를 강화하고, 금리인하요구권 등 실질적인 권리 행사도 강화하기로 했다"며 "코픽스와 가산금리 산정 방식을 합리적으로 개선해 은행의 대출금리 산정과 부과가 투명하게 운영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현주 기자 han091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