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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사하공화국에 ‘매머드러시’…중국서 상아 1Kg당 12억 원 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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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사하공화국에 ‘매머드러시’…중국서 상아 1Kg당 12억 원 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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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김경수 편집위원]
북극해에 접한 러시아 사하공화국은 최근 몇 년간 골드러시가 아닌 ‘매머드러시’에 들끓고 있다. 중국정부가 상아수입·판매를 금지하면서 옛날 멸종한 코끼리 선조인 매머드의 상아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매머드의 화석은 넓이 300만km²에 이르는 사하공화국에 광범위하게 묻혀 있다. 사하공화국의 토양은 영구동토이며, 이것이 매머드를 보존하는 거대한 냉동고 역할을 하고 있다. 매머드의 상아는 얼음의 상아(아이스아이보리)로 알려져 있으며, 당국은 지금도 사하공화국에 추정 50만t 분의 상아가 묻혀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러시아 매머드의 사아 수출량은 2017년 72t으로 80% 이상이 중국에 수출됐다. 현지 사냥꾼과 어부들은 오랜 세월 강둑과 해안 인근에서 매머드 상아를 채굴해 왔지만 값은 지난 10년 새 수직상승했다. 중국에서는 고품질인 매머드의 상아가 kg당 100만 달러(약 12억 원)가 넘는 값이 붙는다.

사람들은 특정 지역에서 채굴을 하기 위한 면허를 유료로 취득하고 있다. 인가를 받아 10년 이상 채굴하고 있는 한 남성은 “여기서는 지금 매머드러시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3년에 매머드의 상아채굴과 매매를 포괄적으로 규제하는 법안이 러시아 의회에 제출되었지만, 왜 그러는지 아직 표결이 되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매머드의 상아를 채굴하는 업체들은 최근 국영TV를 통해 채굴업자를 갑부 밀수업자처럼 묘사하는 다큐멘터리가 방영된 것에 불안해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사하공화국 당국이 채굴업자들의 범죄적인 거래에 눈을 감고 있으며, 채굴업자들은 고고학적 가치가 있는 지역을 야만적으로 파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사하공화국 과학아카데미의 고생물학자 발레리 프로토니코프는 매머드러시 덕분에 스스로는 입수할 수 없는 표본을 손에 넣을 수 있게 되어 과학에 있어서는 유익하다고 이야기한다. 프로토니코프에 따르면 한 채굴자가 지난해 여름 드물게 멸종한 동굴사자 어린 새끼의 화석을 발견했다고 하며, 우리는 인가를 받아 채굴하는 업자들과 공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하공화국의 아이센 니콜라예프 대통령은 매머드의 상아채굴을 규제하는 법안이 2019년 안에 통과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머드의 상아를 특수한 천연자원으로 분류하는 전국적인 법률이 제정되지 않으면 은밀한 매매가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사하공화국의 일부 주민들은 자신들이 상아를 위한 코끼리 밀렵을 막는 데 일조하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다. 한 주민은 우리 매머드의 상아가 코끼리를 구하고 있다며 매머드의 상아채굴은 우리에게도, 아프리카 사람들에게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경수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