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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50도 육박 이상폭염과의 사투 중…인프라 피해 속출 야생동물 떼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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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50도 육박 이상폭염과의 사투 중…인프라 피해 속출 야생동물 떼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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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김경수 편집위원]

미국이 기록적인 한파를 맞고 있는 가운데 남반구인 호주는 가뭄에 이은 맹렬한 이상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호주 전역에서 연일 기온이 급격히 오르면서 도로가 녹아내리고 인프라가 고장 나는 등 피해가 확산되고 있으며, 곳곳에서 동물과 생선의 떼죽음이 잇따르고 있다.
남 호주 애들레이드 기온은 지난 24일 관측사상 최고치인 46.6도를 기록했다. 호주기상청은 1월 중 역대 최고로 더운 날씨였다고 발표하면서 이런 무더위는 전대미문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기온이 40도를 넘어서면 인체는 열 피로를 느끼게 되고, 41도가 넘으면 신체에 장애가 생기기도 한다. 위생당국은 호주전역에 경보를 내리고 기온이 높은 낮에는 실내에 머물고 운동을 자제하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그러나 기후변화에 대해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이번 무더위가 호주의 이상 기상문제의 시작이 될지 모른다고 지적하는 전문가도 있다. 마이클 글로스 호주 연방과학원(CSIRO) 연구원에 따르면, 최악의 경우 호주에서는 2100년까지 기온이 40도를 넘는 날짜가 연간 최대 22일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매우 적은 경우라도 기록적인 더위가 되는 날이 늘어날 것이라고 그는 예상했다.

얼마 전에는 뉴사우스웨일스 주 달링 강에서 폭염으로 죽은 큰 물고기의 시체를 안고 정부에 대책을 요구하는 두 남자의 동영상이 눈길을 끌었다. 이곳에서는 물고기의 떼죽음이 이어지면서 수천 마리의 썩은 시체가 수면을 뒤덮고 있다.

이러한 동물의 희생은 물고기에 그치지 않는다. 북부에서는 야생 마 수십 마리의 시신이 말라붙은 물집 주변에서 발견됐다. 빅토리아 주에서는 2,000마리 이상의 왕 박쥐가 이상폭염 때문에 죽었고, 뉴사우스웨일스 주와 퀸즐랜드 주에서도 박쥐의 떼죽음이 전해졌다.

남부 태즈메니아 주에서는 산불이 연달아 민가나 야생생물의 피해가 확산되고 있으며, 소방대가 소화 작업에 쫓기고 있다. 태즈메니아 주지사는 30일 상황이 더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전망했다.

빅토리아 주 등 남부호주에서는 에어컨과 선풍기 사용이 격증해 발전시설이 수요에 대응하지 못하자 수십만 가구가 단속적인 정전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호주의 환경정책을 비판하는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 나라 정부에 대해 생물 다양성을 지키고 비정상적으로 높은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을 줄이도록 요구했다.


김경수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