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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기류 흐르는 美·中, 국내에 미칠 파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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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기류 흐르는 美·中, 국내에 미칠 파장은?

‘90일 휴전’ 종료 앞두고, 美 ‘화웨이 기소’ 이어 ‘공세수위’ 높여
30% 대중 수출 韓, ‘반도체 위기론’ 속 악영향에 재계 ‘촉각’

[글로벌이코노믹 민철 기자] 미중 무역전쟁 휴전 마감 시한인 오는 3월 1일을 한달 가량 앞둔 가운데 미국과 중국간 냉기류가 흐르고 있다.

지난해 1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90일 휴전 합의’를 이끌어 낸 이후 양국은 냉온탕을 오락가락하며 긴장감을 높여왔다. 휴전 시한을 한 달도 채 남겨 놓지 않은 민감한 시기에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중국이 ‘변화 가능성이 없다’며 행동에 나설 뜻을 나타냄에 따라 미중간 갈등 봉합이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미중간 본격적인 무역전쟁으로 돌입할 경우 우리나라 수출 전선과 국내 경기에 미칠 악영향에재계 안팎으로 미국과 중국의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 USTR는 4일(현지시간) ‘2018 중국의 WTO 규정 이행에 관한 연례 보고서’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 이점은 누리면서 원칙은 여전히 준수하지 않는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보고서에서 USTR는 중국이 여전히 정부가 시장에 깊이 개입하는 정부 주도적, 중상주의적 무역 관행을 유지하고 있으며 WTO 정책에 준하는 개방경제, 시장경제로 이행하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보고서는 “중국이 자국의 무역 관행과 경제 시스템의 변화를 도모하는 새로운 WTO 규정을 적용하는 데 동의할 것으로 기대하기는 대단히 어려울 것”이라며 “미국은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으로부터 미국 기업과 노동자를 보호할 것이며 미중 간 무역 균형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USTR은 중국이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면 대응에 나설 뜻도 내비쳤다. 보고서는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중국의 비(非) 시장경제 체제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은 미국이 아니라 중국이 부담해야 한다는 것을 확실히 하기 위해 모든 적절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해 12월 1일 정상회담에서 90일 휴전 합의를 선언한 뒤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 법무부가 금융사기 등의 혐의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기소하고, 전방위 수사에 나서면서 무역협상에 앞서 양국간 긴장감이 한층 고조된 상태다.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최근 화훼이 기소와 관련해 “(미중 무역협상과)화웨이는 별개 문제이며 대화도 별개다. 화웨이 문제는 무역협상의 일부가 아니다”라고 항변하고 있지만 중국에 대한 미국의 압박 전술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일각에선 미국이 화웨이를 전격 기소하고 공세 수위를 높이면서 미중무역협상 타결이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미중간 무역전쟁으로 인한 국내 파장이다. 미국은 부과한 20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10%에서 25%로 인상하겠다는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 현실화 된다면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성장둔화에 이어 미중 무역갈등까지 더해지면서 수출 급감은 불가피하다.

당장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에 공장을 운영하고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중국 수출 비중(2018년 기준)이 26.8%로 전체 수출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대중 중국 수출 감소는 전체 수출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대중 수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반도체 분야는 지난해부터 초호황기가 꺾이면서 비상등이 켜진 상태다. 중국 수출비중이 높은 철강과 건축자재, IT(정보통신)제품도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재계 한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의 태풍이 주변국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직접적 영향권 아래 있는 만큼 양국 상황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며 “선제적 대응에 나서야 하지만 현재로선 거인들의 싸움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관망자 입장일 뿐”이라고 향후 전개 상황에 우려감을 나타냈다.


민철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