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자유화’ 무시하는 금융정책

기사입력 : 2019-02-13 06:20 (최종수정 2019-02-13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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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이정선 기자]

금융위원회가 새 코픽스(COFIX) 금리체계 도입에 따른 이자 수입 손실을 시중은행이 가산금리를 올려 메우는 행위를 철저하게 점검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새 코픽스가 도입되면 0.27% 포인트 정도 금리가 낮아지는 효과가 발생하게 되는데, 시중은행이 이로 인한 이자 수입 손실을 가산금리를 올려서 보충하지 못하도록 막겠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에도 ‘중금리 대출’의 최고금리를 낮추고, 대출금을 연체했을 때 금융회사가 부과하는 가산금리도 내리도록 했었다.

한마디로 금융회사들이 이자를 덜 받도록 압박하는 것이다. 빚 많은 서민과 중소기업 등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렇더라도 따져볼 게 있다.

정부는 벌써 30년 전인 1980년대 말에 ‘금리 자유화’를 단행했다. ‘돈값’인 금리를 은행들이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정부는 그러면서 통화 공급을 엄청나게 늘렸다. 돈을 많이 풀어야 ‘돈값’인 실세금리가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돈값’은 정부의 기대처럼 떨어져 주지 않았다. 대출금리는 여전히 높았고, 예금금리도 ‘가진 자’들이 이자를 많이 받을 수 있는 고금리를 찾아다니는 바람에 좀처럼 낮아지지 않았다.

결국 정부는 1990년대 들어 ‘4단계 금리 자유화 추진 정책’이라는 이름으로 ‘금리 자유화’를 다시 추진했다. 1980년대 말의 정책 실패를 교훈 삼아 ‘4단계’로 나눠 단계적으로 금리를 자유화한 것이다.

이렇게 2차례, ‘4단계 정책’까지 합치면 5차례나 자유화된 금리를 금융당국이 흔들고 있는 셈이다.

하기는 이명박 정부 때도 금리 자유화는 무시되고 있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대기업 계열 캐피탈의 대출 이자율이 너무 높다”고 지적하면서 금리를 낮추라고 압박하고 있었다.

박근혜 정부도 금리를 손보고 있었다. ‘중금리’ 사잇돌 대출이다. 높지도 낮지도 않은 중간 금리라는 또 하나의 금리체계를 만들고 있었다.

대한민국의 금융정책은 이처럼 ‘정책의 일관성’과는 담을 쌓고 있다. 그 바람에 적지 않은 경비와 인력을 들였던 금리 자유화는 별 볼 일 없는 정책이 되고 있다.

게다가 앞뒤도 잘 맞지 않고 있다. ‘가계부채 1500조’라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라는 것까지 만들며 대출을 억제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대출금의 이자를 낮춰 대출 수요가 되레 늘어나도록 부추기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인위적인 금융 압박은 서민들을 골탕 먹일 수도 있다. 은행들이 대출을 신중하게 하면, 돈 급한 서민들이 찾을 곳은 이자가 ‘한참’ 높은 사채시장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정부가 통계로 잡는 은행의 대출금리는 ‘안정적’으로 나타나도 서민들의 실제 이자 부담은 치솟을 수밖에 없다.

또, 은행의 수지 악화도 예상되고 있다. 그럴 경우, 은행 수지 개선 대책이라도 내놓을 생각인지.


이정선 기자 jslee@g-enews.com

이정선 기자(데스크) js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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