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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캐피탈 스탁론 중지…"주식시장 변동성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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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캐피탈 스탁론 중지…"주식시장 변동성 커"

수익성 낮고 경쟁심해 신규대출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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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KB캐피탈
[글로벌이코노믹 이효정 기자] KB캐피탈이 스탁론(주식매입자금대출) 신규 대출을 중단했다. 경쟁이 심화되는 스탁론을 계속 취급하기보다는 '뒷문 잠그기'를 통해 자산 리스크 관리에 힘쓰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KB캐피탈은 지난해 10월부터 스탁론의 신규 대출을 중단하고, 고객들에게 더이상 대출이 불가능하다는 안내를 하고 있다. 기존에 스탁론으로 대출을 받은 고객들만 만기 연장 접수나 일부·전액상환은 처리 가능하고 주식을 매입하기 위해 대출을 받는 새 고객들은 받지 않겠다는 뜻이다.
KB캐피탈은 2008년 4월 옛 우리파이낸셜 시절 스탁론을 시작한 이래 10여년만에 스탁론 상품 취급을 중단한다. 스탁론은 주식 투자자들을 위해 주식 투자 자금용으로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해주는 상품이다.

그동안 KB캐피탈은 KB증권, 하나금융투자, NH투자증권, SK증권, 대신증권, 키움증권 등의 주식 계좌를 보유한 고객들을 통해 대출을 해주는 등 활발하게 상품을 취급해왔다.

금융당국의 기준과 내부적인 자체 기준을 세워 증권사와 직접 제휴를 통해 대출을 해주거나, 대출 중개 역할을 하는 RMS(Risk Management Service·위험관리시스템) 회사와 연계된 증권사 등을 통해 대출을 실행해왔다. RMS 회사는 증권사와 대출 실행 기관의 사이에서 금융사를 대신해 고객의 주식 담보를 관리하고 대출 중개인 역할도 한다.

그럼에도 KB캐피탈이 스탁론을 중단한 것은 지난해 주식 시장이 크게 출렁이면서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KB캐피탈 관계자는 "아무래도 지난해 하반기 들어 주식시장이 침체되면서 변동성이 크다고 판단돼 스탁론에 대한 신규 대출을 중단하기로 했다"며 "스탁론을 대신한 다른 개인 금융 상품을 출시하기 보다는 기존의 상품들을 꾸준히 운용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상반기 2400포인트 선에 머물렀던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6월 이후 2200선으로 떨어진 이후 하반기 들어 2000선 밑으로 곤두박질쳤다.지난 1년간 전체적으로 롤러코스터를 타다가 현재는 2200선까지 다시 올라온 상태다. 코스닥지수도 지난해에 600중반 선까지 떨어지기도 해 변동성이 컸다.
KB캐피탈의 자산건전성은 아직까지는 견조해도 스탁론에 대해서는 선제적으로 자산 리스크를 관리하겠다는 의지다. 지난해 상반기 말 기준 고정이하채권비율은 1.61%로 전년동기말대비 0.05%포인트 상승했다. 연채채권비율은 1.3%로 같은 기간 0.08%포인트 올랐다.

또 현재 스탁론은 캐피탈, 저축은행 할 것 없이 여러 금융사들이 취급하는 상품이지만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분위기여서 금융사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높은 상품도 아니다.

한 캐피탈사 관계자는 "지난 연말 스탁론 프로모션 등을 진행하기도 했지만 연말 대비 스탁론 자산이 100억원 가량 소폭 줄어들며 현재는 기존 자산 규모를 유지하는 수준"이라며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크고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스탁론은 수익성 높은 상품이라고 보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다른 캐피탈사 관계자는 "스탁론 영업 자산을 기존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며 "크게 확대하는 경향은 아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현재 캐피탈사들은 스탁론에 대해 각기 다른 전략을 구사하면서 상이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JB우리캐피탈은 2015년 말부터 스탁론 취급을 중단했고, 현대캐피탈도 예전부터 스탁론은 취급하지 않는다. 반면 신한캐피탈은 개인 고객을 위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면서 스탁론도 고객이 비대면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들었고, DGB캐피탈도 스탁론을 꾸준히 취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효정 기자 lh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