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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프·러 ‘중동 원전’ 공격경영에 한전 원전수출 타격 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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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프·러 ‘중동 원전’ 공격경영에 한전 원전수출 타격 받나

아시스템-로스아톰 손잡고 터키·사우디 원전사업 잇따라 진출
한전 60년 독점권 ‘UAE 원전’도 일부 운영권 프랑스서 잠식

터키의 아쿠유(Akkuyu) 원전 건설 프로젝트 현장.  이미지 확대보기
터키의 아쿠유(Akkuyu) 원전 건설 프로젝트 현장.
[글로벌이코노믹 김형근 편집위원] 자국 원전기업에 지분투자한 프랑스 기업 아시스템(Assystem)이 러시아 국영원전기업과 손잡고 터키·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원전시장 진출을 부쩍 강화하고 있어 똑같이 공을 들이고 있는 한국전력공사(한전) 등 우리기업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프랑스 매체 레제코(Le Echos)는 25일(현지시간) “아시스템이 러시아 국영원전기업 로스아톰(RosAtom)과 협력해 터키 등 중동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원전기업 프라마톰(Framatome)의 지분 5% 인수를 계기로 해외원전사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매체는 분석했다.

아시스템은 지난 2017년 프라마톰이 경영 부진에 따른 파산을 모면하기 위해 분할돼야 할 처지에 있었을 때 프라마톰의 지분 5%를 인수했다.

아시스템의 설립자인 도미니크 루이 CEO는 프라마톰 지분투자를 통한 원전사업 참여에 큰 만족감을 나타내며 “5% 지분 인수는 우리가 프랑스 원전산업의 중심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원전사업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에 따라, 아시스템은 러시아 로스아톰이 진행하다 중단한 터키의 아쿠유(Akkuyu) 원전 프로젝트에 로스아톰과 협력하는 한편, 터키 중소기업 인수를 지렛대로 원전 참여 계약을 성사시켰다.

아랍에미레이트(UAE) 아부다비에세도 한국 한전의 첫 4기 원자로 건설에도 로스아톰과 공조를 이뤄 부분 계약을 맺었다고 레제코는 보도했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 민간용 원자력 프로그램 참여 준비작업으로 발전소 부지를 확보하는데 수천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현재 아시스템은 한국의 한전을 포함해 러시아·인도 등 글로벌 경쟁업체들이 뛰어든 프랑스 카다라쉬(Cadarache) 핵연구센터의 핵융합발전사업 참여에 강한 의욕을 드러내고 있다.

이처럼 신규 수익창출 전략을 원자력에 초점을 맞춘 결과, 아시스템은 지난해 4억 4410만 유로의 매출을 올렸고, 이에 힘입어 회사 전체 매출은 2017년보다 12.5% 늘어났다.

그러나 아시스템 같은 외국업체의 중동 원전시장 진출 강화는 역시 중동 원전에 집중하고 있는 한국기업의 원전수출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의 신규 원전사업에 총력전을 펴고 있는 한전은 아시스템의 사업행보에 촉각을 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전은 우리 국내기술로 성사시킨 UAE 원전에 이어 9년 만에 사우디 원전 수주를 통한 중동지역 원전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장관까지 나서 사우디에 원전수출 지원의사를 밝힐 정도로 전폭적인 힘을 받아 한전은 1400메가와트(㎿)급 2기 규모 사우디 신규원전건설의 예비사업자로 미국·러시아·중국·프랑스와 함께 선정됐다.

그러나 최근 해외 경쟁업체의 중동 원전시장 공략이 강화되면서 한전이 방심해서는 안된다는 시각도 있다.

더욱이 지난해 연말에 한전 등 국내업체가 60년 독점 운영권을 보장받은 UAE 바라카 원전이 원전 유지관리 일부 분야를 프랑스전력공사(EDF)에 맡겨 중동원전 주도권 약화가 현실화 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당시 한전은 “EDF의 바라카 원전 유지관리 계약은 소규모 기술자문의 성격”이라며 평가절하했지만 아시스템 같은 경쟁사들이 협력체제를 통한 중동원전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어 한전의 원전수출에 크든 작든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김형근 편집위원 hgkim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