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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전문가들 “영변 없이도 핵무기 연간 2~3개 제조 가능…영변 비중은 50%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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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전문가들 “영변 없이도 핵무기 연간 2~3개 제조 가능…영변 비중은 50% 수준”

[글로벌이코노믹 박희준 기자]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협상카드로 제시한 것과 관련해 핵 전문가들은 북한은 영변 핵시설이 없더라도 1년에 핵무기 2~3개를 만들 수 있는 역량을 갖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우라늄 농촉시설은 북한 도처에 있어 그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밝혀지지 않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2008년 6월 폭파를 앞두고 촬영된 북한 영변핵시설. 사진=AFP이미지 확대보기
2008년 6월 폭파를 앞두고 촬영된 북한 영변핵시설. 사진=AFP

2000년대 북한 핵 사찰에 여러 차례 참여한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 IAEA 사무차장은 미국의 소리방송(VOA) 인터뷰에서 미국이 영변 핵 시설만을 대가로 제재를 해제하지 않은 것은 잘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올리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북한의 우라늄 매장량과 우라늄 농축 시설의 특성을 고려하면 북한은 영변이 아닌 다른 곳에서도 얼마든지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해 핵 무기를 제조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북한은 풍부한 우라늄 매장량을 갖고 있지만 미국은 북한이 얼마만큼의 우라늄을 채굴하고 있는지 모르며, 농축우라늄의 원료가 되는 육불화 우라늄 생산 시설이 어디있는지도 모른다고 그는 설명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이어 북한이 비밀 우라늄 농축 시설을 곳곳에 숨겨 놨을 것으로 관측하면서 영변을 폐쇄해도 다른 곳에서 계속 핵을 개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북한이 사용하는 가스 원심분리기 기반 농축 기술은 전기를 많이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해당 시설은 겉보기에 여느 공업단지나 심지어 수퍼마켓과도 구분이 안 된다고 그는 주장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따라서 북한이 도처에 가스 원심분리기 시설을 숨겨놔도 외부에서 찾아내기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변핵단지 위성사진.이미지 확대보기
영변핵단지 위성사진.


다른 핵 전문가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 소장은 북한이 이미 영변이 아닌 다른 곳에서 수소폭탄의 원료인 중수소화 리튬을 생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변의 핵 시설을 해체해도 북한은 수소폭탄을 만들 수 있을 뿐 아니라, 가스 원심분리기를 갖춘 우라늄 농축 시설에서 연간 2~3개의 핵 무기를 제조할 역량이 있을 것으로 그는 분석했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장은 북한은 영변에서 연간 2~3개의 핵 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양의 플루토늄과 무기급 우라늄을 생산하고 있고, 영변 이외의 다른 농축 시설에서도 그 만큼의 양을 만들 수 있다고 설며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이어 미 정보 당국도 이미 이런 내용을 파악했기 때문에 영변 한 곳과 유엔 안보리 제재를 맞바꾸자는 북한의 요구를 미국은 거부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또 영변 핵 시설이 전체 북핵 프로그램의 70%~80%에 해당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과장된 것”이라면서 "각국 정부들의 분석을 종합했을 때 영변의 비중은 최대 50% 수준이며 가장 중요한 시설로 보기도 어렵다"고 단언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