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UP) 주와 웃타라칸도 주에서는 지난 2월 7일 밀주를 마신 주민이 잇따라 몸 이상을 호소했고 지금까지 총 108명이 사망했다. 사망자의 대부분은 장례식이 끝난 지 13일 후에 거행되는 힌두교 의식 '테라빈' 참석자들이 공업용 알코올로 제조한 밀주를 마시고 비극으로 이어졌다.
또 동부 아삼 주에서 지난 21일 술을 마시던 남녀가 차례로 이송돼 총 155명이 사망했다. '아삼 티'로 알려진 차 농장에서 노동자들이 작업 후 밀주를 마셨다고 한다. 3월에 들어서도 우타르프라데시 주에서 결혼식에 참석한 사람들이 밀주를 마시고 지금까지 6명이 사망했다.
현지 언론들은 "지금까지 산발적으로 사망자가 나오고 있긴 하지만, 이 정도의 사망자가 속출한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고 지적한다. 대부분 독성 에탄올이 포함된 공업용 알코올을 가공하여 맛과 색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밀주는 맛을 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단지 취하기 위한 술이라고 한다.
공업용 알코올 밀주가 성행하는 것은 1병에 150루피에 불과하기 때문에 빈곤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밀주가 만연하는 가장 큰 원인은 각 주마다 술 판매와 이동을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디 총리의 출신지인 서부 구자라트 주에서는 지난 1960년 5월부터 원칙적으로 술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동부 비하르 주에서는 지난 2016년 4월 '금주법'을 제정하고 술 소비 자체를 전면적으로 금지했다.
따라서 가난한 농촌 주민들이 주류를 정규 루트로 입수하는 데 큰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공식적으로 주류를 구입할 수 있는 주에도 판매인가를 받은 술집이 극히 적다.
인도 사회에서 밀주를 근절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은 밀조업자 적발 강화와 동시에 사회 전체의 빈곤을 해결하는 방법 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노정용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