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政, 포퓰리즘·民, 헛다리...추락하는 한국 車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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政, 포퓰리즘·民, 헛다리...추락하는 한국 車산업

내수·수출 역성장·정부 진흥책 부재…“차산업, 현재도 없고 미래도 없어”

최근 기온이 확 올라가면서 자동차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국산차 업계가 소위 말하는 성수기를 맞았지만, 자동차 산업 회복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18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1분기 국산차의 내수 판매(36만1540대)는 전년 동기(35만9178대)보다 0.7% 늘었다.
이는 전년 0.5%의 역성장세를 극복하고 1% 포인트 이상 판매가 증가한 것이지만, 2000년대 초 10%대의 성장세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올 들어 내수에서 현대차와 쌍용차가 평균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한 반면, 기아차, 한국GM, 르노삼성 등은 평균 두 자릿수 하락세를 각각 기록했기 때문이다.

국산차의 내수 판매는 전략 모델의 부재로 향후 지속적인 상승을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경기도 성남 판교의 한 주차장.이미지 확대보기
국산차의 내수 판매는 전략 모델의 부재로 향후 지속적인 상승을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경기도 성남 판교의 한 주차장.
역성장한 3사의 향후 개선세도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대차는 팰리세이드와 신형 쏘나타, 쌍용차는 렉스턴 스포츠 칸과 코란도 등 신차로 효과를 내고 있지만, 나머지 업체는 신통한 신차가 없어서 이다.

여기에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기존 라인업의 선전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 1∼2월 내수 판매 성장세를 차급별로 보면 전년 동기대비 경형이 18.9%, 소형이 1.3%, 중형이 14.4%, 대형이 7.7% 각각 역성장했다. 반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와 다목적차량(CDV)의 판매만이 기 기간 각각 16.2%, 9.1% 판매가 늘었다.

이중 기아차는 SUV와 CDV가 모두 8종으로, 이들 모델은 이 기간 자사 전체 판매(7만1232대)에서 40.8%(2만9062대)를 차지했다. 올해 신차가 없는 기아차가 이들 차량에 대한 다양한 판촉활동을 펼칠 경우 반등이 가능하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한국GM과 르노삼성은 관련 차량이 각각 2대로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한국GM SUV 트랙스와 이쿼녹스의 1∼2월 판매는 2215대로 자사 전체 판매에서 21.7% 비중에 그쳤다. 르노삼성 SUV QM3와 QM6도 이 기간 5645대가 팔리면서 56%의 비중을 기록했으나, 노동조합의 파업이 장기화 되면서 20%에 육박하는 내수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 “내수 판매 큰 폭 개선에 당분간 한계”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GM과 르노삼성은 SUV 라인업이 부족하다”면서 “이들 업체가 내수 판매를 크게 개선하는 데는 당분간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한국GM은 모기업 미국 GM(제너럴모터스)의 대형 SUV 트래버스를 이르면 올해 상반기 들여와 명예 회복을 노린다.

국산차 수출 실적을 보면 국내 자동차 산업의 회복은 요원하다.

1∼2월 국산차 수출은 모두 37만3954대로 전년 동기(35만2732대)보다 6% 늘었다. 같은 기간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4.7%, 24.7% 상승한데 따른 것이지만, 이중 기아차는 기저효과 덕을 누렸다. 기아차의 1∼2월 수출이 15만1300대로 집계됐지만, 이는 2017년 같은 기간 수출(15만6620대)에 미치지 못한다.

아울러 올해 수출에서도 50%에 육박하는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인 르노삼성은 회사 정상화가 어려운 상황이고, 한국GM과 쌍용차도 수출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어 현재 국내 자동차 산업이 최악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여기에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소득 중심의 경기 활성화 정책과 이에 따른 친노동 정책 역시 자동차 산업 하락을 부추고 있다고 이들은 입을 모았다. 주 52시간 근로제, 최저 임금 급등에 부담인 완성차 업체들이 투자와 고용을 줄인다는 것이다.

아울러 정부가 자동차 개별소비세와 유류세 인하 등 근본적인 산업 활성화와 소비 진작 정책보다는 포퓰리즘(인기병합주의)에 입각한 임시방편의 경기 활성화 정책도 내수 경기 악화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게 업계 진단이다.

국산차 업체들이 10대를 생산해 6대를 수출하고 있지만, 경쟁력 상실 등으로 향후 수출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다. 현대차 울산항 선적부두. 사진=현대차이미지 확대보기
국산차 업체들이 10대를 생산해 6대를 수출하고 있지만, 경쟁력 상실 등으로 향후 수출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다. 현대차 울산항 선적부두. 사진=현대차
김필수 교수(대림대 자동차학과)는 “현재 국내 자동차 사업은 최악으로, 외환(IMF)위기 당시 어렵다 ”며 “정부의 친노동자 정책으로 기업들은 투자 등을 꺼리고 해외로 사업장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민주노총 등이 정권을 등에 업고 판을 치고 있는 한 자동차 산업의 회복은 요원하다”며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부 정책의 부재와 완성차 업체의 핵심을 벗어난 대책 등으로 현재 국내 차산업은 현재도 없고, 미래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내수와 수출 개선세가 뚜렷한 쌍용차의 한 관계자는 “국내외 경기 상황이 어려워 내수 판매와 수출 역시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조심스런 입장을 표명했다.

한편, 르노삼성의 경우 임금인상들을 이유로 7개월째 파업을 강행하고 있다. 이로 인해 모기업 프랑스 르노는 부산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닛산 로그 물량 일부를 일본 공장으로 이관했다. 아울러 장기화된 노조 파업 등을 감안할 경우 부산공장의 구조조정이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업계는 풀이했다.


정수남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er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