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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1분기 성적표 암울…실적 악화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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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1분기 성적표 암울…실적 악화 뚜렷

중소형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 거세

표=글로벌이코노믹
표=글로벌이코노믹

카드업계에 중소형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로 인한 후폭풍이 불어닥치고 있다. 현재까지 올 1분기 실적을 공개한 5개 카드사 중 3곳의 실적이 악화됐고, 실적 개선세를 보인 카드사들도 한자릿수 성장률을 보이는데 그쳤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카드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24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393억원에 비해 38.9% 급감했다. 하나카드도 올 1분기 182억원을 벌어들이는데 그쳐 전년동기대비 28.6% 줄었다.

일회성 요인으로 인한 영향에,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로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지난해 1분기에 는 배드뱅크 분배금으로 100억원 가량의 일회성 이익 요인이 있었는데 올해는 이같은 효과가 없었다"며 "여기에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이 줄면서 실적이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하나카드도 상황은 비슷하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하나금융지주에 분담해야 하는 비용 30억원과 같은 일회성 비용이 들었다"면서도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아니었으면 올 1분기에는 더 이익이 나는 구조였다. 수수료 인하로 150억원의 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업계 1위 신한카드라고 해서 사정이 다르지 않았다. 신한카드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122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2.1% 감소했다. 그동안 실적 방어를 해오면서 비교적 선전했으나 이번에는 순이익이 줄어든 것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중소형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이 감소했다. 일회성 요인으로 대손충당금 설정액을 높여서 충당금이 늘면서 영향을 받았다. 이같은 대손 비용 증가와 조달 비용 상승에 따른 지급 이자 부담이 늘면서 수익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도 비회원대출, 할부금융, 보험, 여행, 렌탈 등 중개수수료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자산이 늘고 무수익 자산을 줄이면서 관리를 해왔기 때문에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보인다"며 "2분기 부터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인한 여파가 더욱 거세지고, 현재 협상중인 대형 가맹점과 수수료 협상 결과도 반영되면 수수료 환급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어 부담은 배이상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기순이익이 늘면서 실적 방어에 성공한 카드사들도 한숨이 나오기는 똑같다. 삼성카드는 올 1분기 1203억원을 벌어 같은 기간 7.9% 증가했고, 국민카드는 780억원으로 동기간 8.8% 늘었다.

일회성 요인이 아니었으면 실적 방어하기에 힘들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민카드 관계자도 "비용 효율성 강화 등을 통한 판매관리비 감축과 함께 지난해 있었던 희망퇴직 관련 일회성 비용이 이번에는 없어 상대적으로 순이익이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삼성카드는 기대치보다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는데 106억 원의 대손충당금 환입이 발생한 데다 85억 원의 법인세 환입이 있었기 때문이다. 비경상적 요 인을 제외하면 전년 동기대비 9%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카드사들의 실적 방어선이 무너지면서 향후 2분기, 나아가 올해 전체 실적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있다. 지난 1월 중소형 가맹점 수수료가 인하되면서 올 1분기(1~3워)는 2~3월, 약 2개월만 수수료 인하로 인한 수익 감소분이 반영됐지만, 2분기부터는 분기 내내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보니 이로 인한 영향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서 연구원은 "예상했던 것보다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던 것은 저수익상품 축소, 마케팅 비용 감소 등 비용 구조조정을 적극 추진했기 때문"이라며 "삼성카드의 1분기 마케팅비용은 164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77.3%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 2분기부터는 수수료 인하 영향이 전부 반영, 영업 환경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라며 "롯데카드가 하나금융그룹에 인수되면 삼성카드는 이에 대응해 보수적 여신관리, 비용 절감 등 적극적 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카드사들은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설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타사와 마찬가지로 전사적으로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수익성을 고려해 마케팅을 진행하고 (내부적으로) 비효율적인 것들을 제거하기 위한 전산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아울러 글로벌, 디지털이라는 키워드로 해외 수익 창출 등을 위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효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h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