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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브렉시트 앞둔 영국, '유럽의 병자'로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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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브렉시트 앞둔 영국, '유럽의 병자'로 전락

경제적 위기, 정체성 위기, 리더십 위기 등 6가지 위기 동시진행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 있는 유럽의회에서 영국의 EU탈퇴를 둘러싼 회의에 참가한 EU각국 수뇌들. 이미지 확대보기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 있는 유럽의회에서 영국의 EU탈퇴를 둘러싼 회의에 참가한 EU각국 수뇌들.
영국이 브렉시트, 생산성 저하, 국가 리더십 붕괴 등 6가지 위기에 한꺼번에 휩싸이며 유럽의 병자신세로 전락했다.

1일(현지 시간) 파이내셜타임스 등 외신들에 따르면 1960년대 오랜 기간동안 경기침체로 유럽의 병자로 불리웠던 영국이 마가렛 대처 수상시대를 거치며 이같은 오명에서 벗어났지만 최근 들어 또다시 영국병이 도지고 있다.
가장 중요한 첫 번째 위기는 경제적인 것으로 그 기점은 2008년 금융위기 쇼크였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이 위기의 가장 큰 측면은 생산성 저하다.

컨퍼런스보드에 따르면 영국의 시간당 생산성은 2008년부터 2018년에 걸쳐 3.5% 밖에 높아지지 않았다. 국민소득이 높은 국가중에서 영국보다 생산성 증가율이 둔화된 나라는 이탈리아 뿐이다.

생산성 증가율이 둔화된 이유는 영국의 생산성이 이미 높았기 때문이 아니다. 그렇기는커녕 영국의 시간당 생산성은 아일랜드, 벨기에, 미국, 덴마크,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 스위스, 싱가포르, 스웨덴, 오스트리아, 오스트레일리아, 핀란드, 캐나다보다 뒤쳐진다.

생산성 저하는 1인당 실질소득의 저하를 의미한다. 결국 어떤 계층이 부유하게 된다는 것은 다른 계층의 생활이 힘들게 되는 것과 같다.

이래서는 행복한 정치정세를 만들 수 없다, 영국의 장기에 걸친 긴축재정은 정치를 한층 더 불행하게 만들었다.

두 번째 위기는 국민 아이덴티티(정체성)가 배타적이지 않으면 안되는 것인지 여부를 둘러싼 것이다.
이 질문은 이미 충성심에 관한 의문으로 발전한다. 많은 사람들은 복수의 아이덴티티가 있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느낀다. 다른 한편에서는 아이덴티티는 하나이지 않으면 안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이 분열을 보는 한가지 방법(데이비스 굿하트 전 파이낸셜 타임스기자의 어딘가로 가는 길에서 정의했다)은 자신이 특정지역 출신이라고 생각하는 'people from somewhere'와 출신지에 관계치 않는 'people from anywhere'간의 분열로 보는 것이다.

그러나 한번 정치화되면 이 문제는 보다 격화되고 보다 큰 대립을 가져오게 된다. 브렉시트(영국의 EU탈퇴)에서는 더욱 더 정체성의 문제가 정치화됐다.

세 번째 위기는 브렉시트다. 이 위기에 따라 정체성은 무기로 변했으며 이같은 차이가 배신이라는 비난의 형태로 발전했다.

보통 민주적인 교섭은 공통의 충성심의 향상을 촉구하는 호소속에 용해돼 가고 그 틀에 따라 관리된다. 그러나 한번 배신의 개념이 정치논쟁의 일부로 되면 완전한 승리 아니면 완전한 패배 밖에 있을 수 없다.

이같은 방식은 민주적인 생활에서 일반적인 ‘기브앤드테이크’와 서로 용인될 수 없다. 실제로도 용인되지 않는 것으로 판명됐다. 영국은 정말 반으로 나눠져 감정이 정말 격하게 되면서 이제 해결 불가능하게 됐다.

네 번째 위기는 정치적인 것이다.

역사적으로 계급구분에 기초하고 있는 기존의 정당은 영국인이면서 유럽인이라는 사람들과 영국인이라면 유럽인일 수 없다라고 주장하는 사람들 간의 정체성의 분열에 적합하지 않다. 양대 정당은 어쨌든 이 과정에서 파괴되고 있지만 새로운 정치적 구도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다섯 번째 위기는 정치체제에 관련된 위기다. EU가맹은 정치체제적인 문제다. 이런 정치체제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도구로서 국민투표는 그 자체가 정치체제화 됐다.

정치체제와 관련된 국민투표에서 합리적인 결정규칙이 흔들리고 있다. 단순 다수결이어야할까, 아니면 압도적 다수이어야 할 것인가.

여섯 번째 위기는 리더십의 위기다. 영국은 테리사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조기총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당수와 차기 총리로 유력한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 모두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영국의 수상 후보로서 자질이 모자란다는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존슨 전 장관은 어릿광대로 브렉시트를 선동한 어릿광대 같은 인물이며 코빈 당수는 강경파 사회주의자로 좌익독재자를 평생 지지해온 사람이다. 지도자가 이런 상황이니 혼란은 악화할 수 밖에 없다.

영국이 이처럼 많은 위기에 동시에 휩쓸리면서 이들 문제를 모두 해결하는데는 장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있다. 영국이 병자인 채로 슬픈 상황에 봉착한 것이다.


박경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jcho101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