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지주와 매각주관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JKL파트너스를 롯데손보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확정했다.
롯데가 지주사 체제를 갖추기 위해서는 설립 2년 이내인 올해 10월까지 롯데손보와 롯데카드, 롯데캐피탈 등 금융사들을 매각해야 했다. 공정거래법상 일반 지주회사가 금융사의 주식을 보유할 수 없어서다.
당초 롯데그룹은 롯데손보의 매각 가격으로 5000억 원 가량을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022년 새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따른 자본 확충 부담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지급여력비율(RBC)을 맞추기 위한 유상증자를 감안해 8000억 원 이상의 자금이 투입될 전망이다. 롯데손보의 지난해 말 기준 지급여력비율(RBC)은 155.4%으로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를 소폭 상회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향후 매각절차가 마무리되면 기존 롯데그룹의 지원가능성이 사라지면서 신용등급 하락이 예고되고 있다. 이 경우 조달금리 상승 등에 따른 자본 확충과 증자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롯데손보의 장기신용등급을 ‘A’로 유지했지만, 하향 검토 감시대상에 등재했다. 롯데손보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JKL파트너스가 선정되면서 롯데 계열로부터의 지원가능성이 낮아진 점을 반영한 것이다.
2001년 설립된 JKL파트너스는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로 출발한 사모펀드 운용사다. 2009년 제1호 사모펀드를 설립한 뒤 현재까지 모두 1조55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설립해 투자하고 있다. 구조조정이 필요한 부실 회사에 투자하는 전략으로 성장해 왔다.
롯데 측은 가격적인 요인뿐 아니라 고용 보장과 인수 후 시너지 요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매각 이후에도 현재 롯데손해보험이 다양한 롯데그룹 계열사와 맺고 있는 협업 관계를 유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재매각 차익을 노리는 사모펀드 특성 상 롯데손보의 향후 구조조정 가능성이 점쳐진다. 롯데그룹이 매각 과정에서 롯데카드 지분 20%를 남기기로 한 반면, 롯데손보의 지분은 100% 매각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2013년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한 MBK파트너스는 희망퇴직을 통해 직원 150여 명을 내보낸 바 있다.
이보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br0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