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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미국 전문가들"북한 단거리 미사일 방어 역량 배치돼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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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미국 전문가들"북한 단거리 미사일 방어 역량 배치돼 있지 않다"

이스칸데르 발사?...김동엽 교수 스커드 B, C 추정

북한이 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조선인민군 전방과 서부전선 방어부대들의 화력타격 훈련을 실시했다면서, 단거리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발사 장면을 공개했다.

북한이 9일 조선인민군 전방 및 서부전선방어부대들의 화력타격훈련을 실시했다면서 공개한 단거리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발사 장면.사진=조선중앙통신이미지 확대보기
북한이 9일 조선인민군 전방 및 서부전선방어부대들의 화력타격훈련을 실시했다면서 공개한 단거리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발사 장면.사진=조선중앙통신

미국의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이 두 번째로 발사한 미사일은 장소를 옮겨가며 쏠 수 있고 궤도 수정도 가능해 요격이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한반도에는 이런 단거리 미사일을 막을 역량이 배치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한국은 유사시 한반도 전역에 떨어질 북한 미사일을 맨몸으로 막아야 하는 위기에 처한 것이다.

미국의 소리방송(VOA)은 9일(현지 시간) 한미 당국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쏜 단거리 미사일은 신의주시 동남쪽에 위치한 구성시에서 발사돼 각각 420여㎞와 270여 ㎞를 비행한 것으로 추정해 보도했다.

발사지점은 지난주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지점인 원산 부근, 호도반도에서 직선 거리로 약 200㎞ 떨어진 곳이다.

이에 대해 경남대학교 북한대학원 김동엽 교수는 사회관계망서비스인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북한이 오늘 오후 평안북도 구성 지역에서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발사해 420여㎞, 270여㎞를 날아갔고 고도는 모두 50㎞라고 한다"면서 "일단 사거리만 놓고보면 420㎞는 스커드C, 270㎞는 스커드B로 볼수 있다. 그런데 모두 고도가 50㎞밖에 되지않는다는 점에서 스커드를 저각발사 했을까 하는 의구심이든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또 스커드는 단거리탄도미사일이니 유엔제재 위반이기도 하고. 물론 북한이 이제 제재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했고 또 지난해 미사일발사 유예하면서 중장거리라고 했지 단거리라고는 안했으니 스커드 쏘고도 협상판을 깨지않았다고 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그럼에도 고도 50㎞라는 점에서 보면 최근 호도반도에서 발사한 전술유도무기인 북한판 이스칸다르를 실전발사한 것일 수 있다"면서 "지난해 11월과 올 4월 김정은의 현지지도에 이어 호도에서 240㎞ 발사하고 이번에 내륙을 통과하는 실전발사로 신형무기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보여준 것이 아닐까 한다"고 추정했다.

김 교수는 " 270㎞면 대충 서울일테고 420㎞면 대충 오산 평택을 넘어 대전 계룡대까지? 이것도 의도라면 의도일수도 있을 듯하다"면서 :"현 국면에 대한 불만도 있고 무엇보다 식량지원 같은 것으로 자신들을 유인하거나 변화를 기대하지 마라는 것이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즉 자신들은 양보하거나 굴복하지 않으니 본질적으로 셈법을 바꾸어서 오라는 메시지로 보인다고 김 교수는 해석했다.

미국의 미사일 전문가들은 이번 미사일을 지난주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과 동일한 종류로 파악하면서도 다른 장소에서 쏘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 조너선 맥도웰 박사는 VOA에 "과거 북한의 미사일 발사 유형을 보면 개발 단계에 있는 신형의 경우 특정 부대나 시설에서 발사했는데, 일주일 만에 다른 지점에서 발사한 것으로 미뤄 차량에 탑재가 가능한 이동형 고체 연료형 미사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맥도웰 박사는 또 미사일 고도는 최대 사거리의 3분의 1 또는 4분의 1에 해당하는데, 50㎞의 낮은 고도는 의도적으로 사거리를 낮췄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북한이 같은 미사일을 다른 장소, 다른 목표물에 쏠 수 있다는 점을 의도적으로 보여줬을 가능성이 있다고 그는 진단했다.

제프리 루이스 미국 미들버리 국제학 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 프로그램 소장은 지난주 쏜 미사일이 러시아산 단거리 탄도 미사일인 이스칸다르와 외형상 유사점을 띠었다면, 이번 미사일은 성능상의 유사점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루이스 소장은 VOA에 "50㎞의 낮은 고도로 400㎞를 날았다면 지난 주 발사에서 볼 수 없었던 특징을 파악할 수 있다"면서 "탄도 궤도를 날아간 게 아니라 ‘비행’과 ‘조종’을 통해 좌우 이동이 가능하다는 정황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루이스 소장은 미사일이 발사돼 조종 국면에 들어서면 발사 지점을 파악하거나 어디로 향하는지 추적하기 어려운 만큼 미사일 방어 역량의 운용도 제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프랭크 로즈 전 국무부 군축∙검증∙이행 담당 차관보는 8일 VOA에 "현재로서는 한국에 마땅한 단거리 미사일 방어 역량이 배치돼 있지 않다"면서 "미 육군은 한국이 더 이상 그런 위협에 처해있지 않다고 판단하고 2000년대 초 걸프전 초기에 그러한 역량을 역내에서 이전시켰다"고 말했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