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자금으로 자사 주식을 매입하는 자사주 매입은 통상 주식 가격이 지나치게 낮게 평가됐을 때,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대응해 주가를 안정시켜 경영권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실시되는 전략이다. 이 때문에 "양사의 자사주 매입 전략은 카메라 업계가 처한 현실이 한층 심각해 졌음을 대변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따랐다.
이는 니콘 또한 마찬가지다. 니콘은 2017년 9월 역대 최대인 4575만 화소를 가진 초고성능 전문가용 플래그십 모델 ‘D850’을 발표해 돌풍을 일으키면서 연말 4000엔을 돌파해 캐논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캐논과 6개월 차이만 있을 뿐, 결국 동일한 전철을 밟아 현재 1600엔 수준에서 간신히 버티고 있다.
9일(현지 시간) 양사가 발표한 성명은 다음과 같다. 캐논은 발행 주식의 1.6%인 1750만주를 500억 엔(약 5371억 원)을 상한으로 자기 주식을 취득한다고 발표했다. 취득 기간은 5월 10일부터 7월 31일로 정했다.
니콘 또한 이날 자기 주식을 제외한 발행 주식 총수의 2.0%에 해당하는 800만주를 상한으로 자사주 매입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취득 총액은 100억 엔(약 1조737억 원). 취득 기간은 5월 10일부터 6월 30일로 계획하고 있다.
인류의 역사를 후세에 남길 수 있어 근세 최대의 발명품 중 하나로 꼽히던 카메라. 그리고 이러한 카메라의 발전 속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지닌 캐논과 니콘의 자사주 매입은 카메라 업계가 처한 암울한 현실과 참담한 미래를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김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