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소비자가 이해하기 쉬운 약관을 만들 것을 주문하고 있지만 쉽게 만들기 위해서는 자세히 기재해야 해 길어질 수밖에 없다며 난감해하고 있다. 길어지면 또 간소화하라는 주문과 상충된다.
황 이사는 “보험약관에 어려운 용어에 대한 설명과 해설이 미흡하거나 누락된 경우도 많다”며 추가적인 설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법정상속인이나 연 단위 복리와 같은 단어들은 일반 소비자가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연 단위 복리 계산 방법 역시 일반 소비자는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보험사들은 애매한 부분을 자세히 적으면 소비자들이 이해를 하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으나 지금보다 더 방대해진다는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약관이 지금도 베개로 쓸 정도로 두껍다고 하는데 자세히 기재하려면 훨씬 더 길어질 수밖에 없는데 소비자들이 이를 다 읽겠느냐”며 “예를 들어 암보험의 경우 직접적인 암치료에만 보험금을 지급한다고 기재돼 있는데 암치료 방법이 수십가지가 있다. 이를 다 약관에 적으면 분량이 늘어나게 된다”고 말했다.
보험 약관 이해도는 점점 낮아지고 있다. 소비자들이 약관을 더 어려워하게 됐다는 것이다. 약관이 보험사 입장이 아닌 소비자 입장에서 작성돼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하지만 그렇지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
보험약관 이해도 평가는 보험소비자, 보험설계사, 법률 전문가, 보험전문가 등 보험소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관계자들이 보험약관의 내용을 두고 명확성, 평이성, 간결성, 소비자친숙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점수를 부여한다.
보험개발원은 보험약관 이해도 평가위원회와 일반인 평가 점수를 9:1의 비율로 합산해 상품별 최종 점수를 산정했다. 최종 점수에 따라 우수(80점 이상), 양호(70점 이상~80점 미만), 보통(60점 이상~70점 미만), 미흡(60점 미만) 등 4개 등급으로 구분한다.
이보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br0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