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발행어음 시장, 다크호스 등장에 지각변동

KB증권 발행어음 인가, 신한금융투자 저울질
미래에셋대우 '공정위결과' 뒤 인가신청 야심

기사입력 : 2019-05-15 10:09

  • 인쇄
  • 폰트 크기 작게
  • 폰트 크기 크게
공유 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구글플러스 공유하기




center
KB증권이 사실상 발행어음 시장에 합류하며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최근 6600억원 자본확충을 통해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인 초대형IB로 변신한 신한금융투자도 조만간 발행어음 인가신청에 나선다. 후발사업자들이 발행어음시장에 뛰어들며 기존 한국투자, NH투자증권의 독점구도에서 경쟁구도로 새롭게 재편될 전망이다.

◇발행어음시장, 독과점구도에서 경쟁구도 변화…KB증권 합류
증권사의 발행어음시장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KB증권이 발행어음 인가를 받으며 기존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의 독과점체제에서 경쟁체제로 달라졌기 때문이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금조달을 위해 자체신용으로 융통어음을 발행하여 일반 투자자에게 판매하는 금융상품을 뜻한다. 초대형 투자은행(IB)의 핵심업무로 발행어음 라이선스 인가를 받으면 자기자본의 최대 2배까지 발행어음을 발행할 수 있다.

KB증권이 1, 2호 사업자인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에 이어 3호 사업자로 발행어음시장에 합류하게 됐다. 애타게 기다렸던 발행어음 인가를 승인받았기 때문이다.

8일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는 제9차 정례회의에서 KB증권의 단기금융업(발행어음업) 인가 안건을 승인했다.

그동안 발행어음 인가를 놓고 KB증권은 마음고생이 심했다. 앞서 KB증권은 2017년 7월 단기금융업 인가를 신청한 뒤 현대증권 시절 불법 자전거래에 따른 일부 영업 정지제재로 다음해 1월 신청을 자진철회한 바 있다. 제재효력 종료 이후 같은해 12월 다시 발행어음을 신청했으나 지난달 19일 증선위 정례회의에서 보류로 결정나며 가슴을 졸였다.

하지만 약 3주만에 인가를 승인받으며 발행어음시장에 합류하게 된 것이다.

KB증권을 신호탄으로 여타 후발사업자들도 발행어음시장 진출을 저울질하고 있다. 1순위는 최근 덩치를 키운 신한금융투자다.

모회사인 신한금융지주는 10일 공시를 통해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신한금융투자의 주식 4800만주를 취득한다고 밝혔다. 약 취득금액은 6600억원이다.

이제껏 신한금융투자의 자기자본은 지난해말 기준으로 3조3725억원으로 초대형IB(자기자본 4조원)로 가기 위해서는 약 6300억원이 부족했다. 이 모자란 부분에 대해 대주주인 신한금융지주가 유상증자로 총대를 메며 신한금융투자가 발행어음사업이 가능한 초대형IB로 자격을 갖추게 됐다.

신한금융투자도 유증절차가 매듭지으면 가능하면 빨리 발행어음 인가를 신청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지주에서 내달중으로 주주배정증자 유상증자방식으로 총 6600억원 규모의 주식을 취득하고 자금을 납입할 계획”이라며 “그 일정대로라면 연내에 발행어음 신청이 가능할 것”라고 말했다.

자기자본 8조3524억원으로 업계 1위인 미래에셋대우도 도전장을 던질지도 관심사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7월에 발행어음 사업인가를 신청했으나 공정위의 내부거래 조사에 인가심사가 보류된 상황이다.

조사기간이 거의 1년이 되며 결과발표가 임박했다. 공정위의 결정을 지켜본 뒤 발행어음 인가에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경우 발행어음 인가신청에 나설 계획이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공정위의 내부거래조사 발표를 기다리는 상황"이라며 "조사결과가 발행어음인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 바로 발행어음인가를 신청하겠다"고 말했다.

◇경쟁치열할수록 수익률 변수, 운용능력 못따르면 되레 역마진
발행어음시장에서 후발주자가 많아질 경우 사업자 입장에서는 마냥 좋은 것만 아니다. 변수도 있다. 바로 수익률이다. 특히 KB증권이 3호 사업자로 합류하며 후발주자로 존재감을 보여줘야 하는 특수성을 감안할 때 파격적인 수익률로 기선제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국내최대은행인 KB국민은행의 기업금융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은행지주계 증권사의 장점을 활용해 경쟁사를 압도하는 수익률 제시가 유력하다.

실제 2호 사업자인 NH투자증권은 매달 적금처럼 일정 금액의 발행어음을 사들이는 적립형 발행어음의 금리를 연 2.5%로 책정하며 한국투자증권 연2.3%와 금리차별화를 시도한 바 있다.

KB증권 관계자는 "앞으로 금융위에서 최종인가 승인 절차만을 남겨 놓고 있다”며 “금융위의 최종승인 뒤 발행어음 수익률에 대해 언급할 수 있다”고 말을 아꼈다.

후발사업자의 가세로 금리경쟁이 불붙을 경우 발행어음 운용능력이 신통치 않은 증권사가 고전할 전망이다. 발행어음 특성상 자금을 모은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수익률 이상 운용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 손해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자기자본이익률(ROE)가 낮아 수익률제고에서 경쟁력이 떨어진 KB증권이 고수익률의 발행어음을 대거 찍어낼 경우 되레 코너에 몰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KB증권의 경우 지난해말 기준 ROE는 5.4%로 한국투자증권 11.7%, 삼성증권 7.1%, NH투자증권 6.6%, 미래에셋대우 5.6% 등 초대형IB 가운데 최하위다.

업계 관계자는 “발행어음으로 대규모 자금을 끌어오는 것이 좋은 것만 아니다”며 “신규 고객확보를 위해 투자처가 마땅치않은 상황에서 고수익률로 발행어음을 과도하게 찍어낼 경우 역마진을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성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ada@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최성해 차장 bada@g-enews.com

오늘의 핫 뉴스

실시간 속보

금융 최신기사

증권 많이 본 기사

가장 많이 공유 된 기사

생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