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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트럼프 對中 보복관세로 '글로벌 대두시장' 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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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트럼프 對中 보복관세로 '글로벌 대두시장' 요동

미중 무역전쟁 농산물 시장으로 '불똥'…美 농가, 수출길 막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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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촉발시킨 대중국 보복관세의 여파로 전 세계 대두(콩) 시장은 요동치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2018년 미국 트럼프 정권으로부터 야기된 본격적인 미중 무역전쟁은 다양한 양국 산업에 치명타를 날리고 있다. 그런데 당초 자동차와 IT업계에 가해질 것이라는 가혹한 피해의 예상을 깨고, 여파는 농산물로 집중되기 시작했다. 그중 최대 화두는 미국과 중국의 '대두전쟁'이다. 트럼프가 촉발시킨 대중국 보복관세의 여파로 전 세계 대두(콩) 시장은 요동치고 있다.

대단위 대두 재배지 중 하나인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농가에서는 15년 전만 해도 중국으로 단 한 알의 대두도 수출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무역전쟁이 본격화되기 전까지, 일리노이는 오직 중국 시장 수출을 위해 대두 경작지를 두 배로 늘릴 정도로 중국에 대한 의존도는 매우 높다. 개혁개방 이후 중국 경제가 급격히 발전하면서 육류 소비가 급격히 증가했고, 이는 사료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대두에 대한 수요급등으로 이어졌다.

중국은 대두 생산량이 전 세계 생산량의 4%에 불과한 반면, 소비는 세계 생산량의 3분의 1을 차지하게 되면서 중국의 대두 수입은 미국 대두 수출량의 60%를 장악하게 됐다. 이 때문에 당초 트럼프는 중국이 미국산 대두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사실만을 눈여겨 보고, 무역전쟁에서 대두는 자국의 강력한 무기라고 믿었다. 그런데, 바로 이러한 주관적인 관점이 큰 오류로 작용해 트럼프의 지지율을 뒷받침하는 미국 농업계를 강타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가장 막강한 손님을 스스로 가게에서 몰아낸 것으로, 미국의 대두 사업에 망조가 든 것이다. 글로벌 무역전쟁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오판한 전 세계 대두 시장의 현실에 대해 진단해본다. [편집자 주]

■ 美 대두 재고 사상 최고치, 中 대체 구매자 없어

미 트럼프 행정부에 의해 확대되고 있는 무역전쟁에 대한 피해는 미국 농가에게 가장 큰 타격을 안겨 주고 있다. 미국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올해 중국으로 수출할 수 없는 콩을 받아줄 구매자를 백방으로 찾아 나섰다. 유럽과 동남아시아, 이집트,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등 신흥 시장의 수출길을 확대하여 미국산 대두 재고 중 절반은 처리했다.

하지만 이들 국가로의 수출량 모두를 합쳐도 줄어든 중국 수출량에는 결코 미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결국 올해 8월 중순 미국산 대두 재고는 사상 최고치에 달했다. 미 농무부의 추산에 따르면, 오는 8월 31일 농산물 판매연도 말 결산 시점에서 미국의 대두 재고는 사상 최고치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미국 대두수출협회(USSEC) 짐 서터(Jim Sutter) CEO는 8월 9일(현지 시간) 열린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미국의 최대 대두 시장으로, 미국이 수출하는 콩의 60%는 중국으로 수출된다"며, "미국 대두 농가는 중국으로 향하는 수출량 급감에 대응하기 위해 대체 시장을 찾아 헤매고 있지만, 결코 찾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 대중국 수출량은 지난 몇 년의 3분의 1로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 美中 틈새 브라질만 '농업 붐', 아이오아와 대조적

브라질 북동부의 신흥 도시 루이스 에듀아르도 마젤란(Luis Eduardo Magalhães)에 있는 20층짜리 고급 콘도 '벨라비스타'는 입주민 전용의 영화관과 헬기장까지 갖추고 있어, 19년 전에 형성되어 먼지로 더럽혀진 브라질 농업 사회가 얼마나 빠르게 발전해 왔는지를 상징하고 있다. 이 콘도에는 지역 콩 생산자들이 최대 50만 달러(약 6억500만 원)를 내고 입주해 있으며, 주변에는 농기계 판매업자와 자동차 딜러, 건축 자재 업체 등도 매우 번창해 있다.
한편 거기에서 약 8000㎞ 북쪽에 있는 미 아이오와주의 농가는 절약 분위기 일색이다. "농기계는 아무것도 사지 않는다. 돈은 일절 쓰지 못하고 있다"고 옥수수와 콩을 재배하는 현지 농민들은 호소하고 있다. 이 모든 상황이, 거대한 양돈 산업을 지원하기 위하여 막대한 수입 콩을 필요로 하는 세계 최대의 대두 수입국인 중국이 미국의 매입을 대폭 축소하고, 대신 브라질로 눈길을 돌렸기 때문이다.

게다가 브라질산 대두는 단순히 수출량이 증가하고 있을 뿐 아니라, 미국산 대두의 수출길이 막히면서 다급해진 중국이 높은 가격에 수매함에 따라, 수익률은 사상 최대치에 이르고 있다. 실제 양국의 보복관세가 현실화 된 이후, 미국 대두 가격은 급락한 반면, 브라질 대두 가격은 미국 대두에 비해 톤당 66.1달러나 더 나갈 정도로 가격이 올랐다.

결국, 미중 무역 갈등으로 인해 브라질은 중국 수요의 물결을 타고 세계 유수의 농업 수출국으로 성장하기에 이르렀으며, 콩 생산자들은 서울 강남의 타워펠리스에 견줄 수 있는 벨라비스타에 입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앞으로 미중 관계가 복구된다 하더라도, 중국이 예전만큼 미국산 콩을 매입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브라질 콩 생산자들의 미래는 매우 밝다고 할 수 있다.

■ EU, 트럼프 자동차 관세에 '대두와 LNG'로 대항


대두를 무기로 미국을 몰아붙이는 국가는 중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유럽연합(EU) 또한 트럼프를 상대하는데 대두를 앞세우고 있다. EU가 수입한 전체 대두 가운데 미국산은 37%를 차지할 정도로, 미국을 압박할 수 있는 충분한 양이기 때문이다.

2017년과 2018년 상반기만 하더라도 EU는 미국으로부터의 대두 수입을 크게 늘리는 동시에,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위한 터미널을 더 많이 건설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트럼프가 전 세계 자동차 산업에 커다란 악영향을 끼칠 것을 예상하면서도 자동차에 '高관세'를 부과할 방침을 밝히자, EU는 '대두와 LNG'를 이용해 트럼프의 공격에 대한 방어막을 설치했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실시된 트럼프의 관세 공격에 대해 EU는 6개월 넘는 고민을 거쳐 지난해 연말 대응책을 공개했다. 세실리아 말롬스트롬 EU 집행위원회 통상부 집행위원은 지난해 11월 14일 라이트 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회담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특별히 자동차 관세에 대한 협의는 진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가 결국 자세를 굽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신 말롬스트롬 위원은 "미국산 대두와 액화천연가스(LNG)의 EU 수출 확대를 위한 규제 협력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당시 회의에서는, 미국이 자동차 관세를 부과할 경우 EU는 자동차를 포함해 공산품과 농산물 등 모든 제품에 대해 보복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EU의 이 같은 강경한 입장은, 이후 EU 외에도 동맹국을 포함한 관세 대상국들까지 가세하면서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 농가의 갈등은 고조됐다.

■ 중국의 미국산 대두 추가 관세, 중국 기업에도 '통증'

한편 미국이 중국을 대체할 구매자를 찾지 못하는 것과 같이, 중국 또한 미국을 대신할 수출국을 찾아내기는 힘들다. 게다가 가축 사료로 사용하는 콩은 다른 농산물로의 대체도 어려워 중국 국내 기업들도 고통을 강요당하고 있다. 대두가 중국의 대미 보복 제재 최대의 '무기'라 할 수 있지만, 한편으론 축산 농가를 지탱하는 '아킬레스건'이기 때문이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브라질에 이어 세계 3위의 대두 생산국인 아르헨티나는 2017년과 2018년 가뭄에 휩쓸려 대두 수출량은 700만t 미만으로 지난 10년간 가장 적었다. 이 때문에, 미국을 배제한 중국의 지난해 대두 수입은 절반 정도를 브라질산이 차지했다. 물론 미국산도 약 3300만t에 달해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그리고 브라질과 미국, 아르헨티나를 제외한 이외 국가에서의 대두 수입은 약 1700만t으로 생산 국가는 제한된다.

물론 중국의 대두 생산량이 약 1400만t에 달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커버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중국산은 대부분이 식품용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사료용으로는 엄두도 낼 수 없다. 이것만으로도 중국이 단기간에 이만큼의 양을 다른 국가에서의 수입으로 보충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최후의 카드로 중국이 전략적 대두 비축량을 방출하거나, 가축 사료의 배합 비율을 바꾸는 등 대응책도 강구할 수 있지만, 현실적인 해결책으로는 크게 부족하다.

영국의 경제 조사기관인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마크 윌리엄스는 "미국을 제외하면, 중국의 수요를 충족하기에 충분한 콩은 전 세계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이 수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경우 몇 가지 선택사항은 있지만, 국내에서 비용 증가를 피하면서 미국의 농가에 타격을 주는 특효약은 없다"고 분석했다.

결국, 미국 대두 농가의 손실은 곧 중국 축산 농가의 어려움으로 이어진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미 트럼프 행정부가 촉발시킨 무역전쟁은 승자는 없고, 오로지 막대한 손실을 지닌 패자만이 존재하는 셈이다.


김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