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연방 항소심 법원은 25일 선고공판에서 올해 72세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공소를 대부분 받아들여 12년1개월의 징역형을 언도 했다.
5년 후인 1980년 브라질 노동자당을 창당해 정치에 뛰어들었다. 하원의원을 거쳐 2002년 대선에서 대통령이 됐다. 2006년 압도적 지지로 재선에 성공했으며 집권 말기에도 지지율이 90%에 달하는 등 국민적 지지가 대단했다. 그야말로 브라질의 영웅이었다.
퇴임 후 부패혐의로 수사를 받아 왔다. 2009년 상파울루 주 구아루자 시의 복층 아파트를 사는 과정에서 대형 건설업체 OAS로부터 370만헤알의 돈을 받았다는 혐의다. 우리 돈으로 14억원에 달하는 거액이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건설업체인 OAS가 룰라 전 대통령에게 국영 석유회사인 페트로브라스와 좋은 조건으로 계약하는 데 힘써준 대가로 뇌물을 건넸다고 되어 있다.
이 사건은 페트로브라스의 고위 간부 출신인 내부 고발자가 2003년부터 2013년까지 최대 2억달러, 우리 돈으로 2300억원 상당의 돈이 노동자당의 정치자금으로 흘러들어갔다고 폭로하면서 시작됐다.
브라질 연방검찰은 2014년 3월부터 모루 판사의 지휘 아래 페트로브라스의 비리를 캐기 위한 특별팀을 구성했다. 세차용 고압 분사기의 포르투갈어 표현인 이른바 라바 자투(Lava Jato) 작전이라는 이름으로 3년 이상 조사를 했다.
검찰은 페트로브라스로부터 정치권으로 흘러간 뇌물과 선거자금 그리고 특혜 계약 등이 모두 2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검찰이 기소한 인물이 무려 260명에 달한다.
그중 한 명이 룰라 전 대통령인 것이다. 호세프 탄핵으로 부통령에서 대통령 직을 승계한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도 기소됐다. 에두아르두 쿠냐 전 하원의장은 이미 징역 15년형의 확정판결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브라질 연방법원의 세르지우 모루 판사는 지난 7월 12일 뇌물수수와 돈 세탁 등 혐의로 룰라에게 징역 9년6개월을 선고했다. 그 형량이 이번 항소심에서 더 늘어난 것이다.
김대호 기자 yoonsk82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