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물질을 만들어내는 원자로와 핵물질을 재처리해 무기로 생산하는 방사화학실험실이 비핵화의 핵심대상으로 꼽힌다.
영변 핵시설은 지난 20여 년간 6자회담 등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핵심 의제로 올랐다.
잇따른 남북미 관계 악화와 북한의 핵실험으로 비핵화 협상은 무산됐고 북한은 2009년 폐연료봉 8000개를 재처리했다, 또 2013년에는 원자로를 재가동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워싱턴의 라디오매체 KUOW는 지난 25일(현지시각)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영변 핵시설이 여전히 가동중이라고 주장했다.
현장 실사를 하기 전까지는 아무도 북한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모른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북한의 핵단지는 여러 곳이 있다. 미국 정보당국이 2010년부터 주시하고 있는 강선이 그중 하나로 영변의 2배로 알려져 있다. 핵연구소와 실험시설, 대규모 우라늄 광산 등이 북한 전역에 분포돼있다.
그렇다면 북한 핵 능력은 어느 정도일까. 우리 정부는 국방백서에서 북한이 플루토늄 50여kg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플루토늄 5킬로면 핵폭탄 1개를 만들 수 있다고 알려져 있는 만큼 최대 60개의 핵탄두를 만들 수있는 분량이다.
북한 영변 핵시설을 여러번 직접 방문한 핵무기 전문가인 스탠퍼드대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Siegfried Hecker)는 최근 북한이 37개의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했다. 헤커 박사 팀은 지난해 북한의 핵무기를 30개로 추정했는데 올해는 이보다 더 늘려 잡은 것이다.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국방정보국(DIA)은 북한이 최대 약 50개의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20~60개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한다.
이번 협상에서 핵심 쟁점이 될 만한 것은 고농축우라늄이다. 고농축우라늄탄은 플루토늄탄보다 소형화에도 유리하고 유지 보관도 용이하다. 그런데 제조 과정에서 발견하기가 어렵다. 2000년대 핵협상 과정에서 파악된 플루토늄과 달리,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은 파악된 게 없다.
북한 핵탄두의 위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북한은 미국 싱크탱크 CSIS에 따르면, 북한은 2006년 10월부터 지난 2017년 9월까지 6차례 핵실험을 했다. 첫 실험의 폭발력은 0.5~2kt이었는데 마지막 핵실험의 폭발력은 140kt이었다.1kt은 다이나마이트 1000t의 폭발력을 말한다.
핵 시설 만큼이나 미국이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은 핵탄두를 실어나르는 수단인 미사일이다. 그 중에서 북한에서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사거리를 가진 대륙간탄도탄(ICBM)이다. 북한은 지난 2107년 부터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탄도미사일을 개발 시험발사했다. 미국 싱크탱크 CSIS의 미사일 방어 프로젝트인 '마시일 위협'에 따르면, 화성-12형은 사거리가 4500km로 알래스카까지 타격할 수 있고, 화성-15형은 사거리가 1만3000여km로 미국 중서부 본토까지 사정권에 둔다. 화성-13과 화성-14형 사거리는 각각 8000Kkm와 1만km로 추정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12일자에서 스탠퍼드대학의 보고서는 북한이 그동안 핵탄두 소형화와 ICBM으로 이를 전달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해온 것으로 밝혔다고 전했다.
북한은 이 ICBM들을 이동식 발사대를 이용해 수시로 장소를 옮겨가며 발사할 수 있다. 여기에 잠수함으로 접근한 뒤 발사할 수 있는 북극성 미사일도 꾸준히 개발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