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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프랑스어 수호기관 아마데미 프랑세즈, 직업명사 '여성형' 마침내 받아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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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프랑스어 수호기관 아마데미 프랑세즈, 직업명사 '여성형' 마침내 받아들여

프랑스어 수호기관으로 1635년에 설립된 아카데미 프랑세즈.
프랑스어 수호기관으로 1635년에 설립된 아카데미 프랑세즈.
[글로벌이코노믹 노정용 기자] 프랑스 국립학술단체 '아카데미 프랑세즈(Academie Francaise)'가 그동안 여성 차별의 상징인 직업을 나타내는 명사의 여성형을 마침내 받아들인다고 발표했다.

아카데미 프랑세즈는 프랑스어 공식 수호기관으로 1635년에 설립된 국립학술단체다. 아카데미 프랑세즈 회원들은 오랫동안 'professeur(교수)'나 'ingenieur(엔지니어)'와 같은 직업을 나타내는 명사에 남성형 관사만 허용하고 여성형 관사를 붙이는 것을 거부했다. 직업을 나타내는 남성 명사에 'e'를 붙여 여성 명사화하면, 프랑스의 정신에 반한다며 반발해 온 것이다.
그런데 변화의 조짐이 보인 건 1999년 아카데미 프랑세즈에 여성학자 엘렌 꺄레르-당꼬스(Helene Carrere d' Encausse)가 첫 여성 종신 총장이 되면서부터다. 그녀는 남성 명사 '종신 총장(le secretaire perpetuel)' 대신에 여성의 경칭인 '마담(Madame)'으로 불러달라고 요청했다. 또 장관의 여성형 명사인 'la ministre'에도 반대하고 남성 명사에 '마담'을 붙이는 것이 좋다고 했다. 그의 주장은 직업에 성차별이 없다는 것이다.

아카데미는 요즘 언어적으로 성차별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리고 2월 아카데미 프랑세즈에서 편찬한 사전을 처음으로 온라인으로 공개할 때 정책을 변경했다.

주간지 익스프레스는 아카데미 프랑세즈가 직업을 나타내는 단어에 오랫동안 사용되어 온 남성형에 '여성 명사화'한 형태도 포함할 의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아카데미 사전에도 직업을 나타내는 여성형 명사가 일부 게재되어 있으며, 오래된 것은 1932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aviatrice(비행사)'나 'avocate(변호사)'등 여성형에 의한 의미의 차이가 뚜렷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것들이지만, 가장 의미가 뚜렷한 예는 'ambassadrice'(대사의 여성형)로 현재에도 '대사의 아내'라는 의미로 통용되고 있다.

프랑스어 수호기관으로 알려진 아카데미 프랑세즈가 직업을 나타내는 명사의 남성형과 여성형을 모두 수용함으로써 언어에서의 성차별이 해소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노정용 기자 noja@g-enews.com